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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증권사, 고배당 보단 튼튼한 재무구조 증명이 우선
   
▲ 경제부 금융팀 김수정 기자
[일간투데이 김수정 기자] 증권사들의 배당시즌이 돌아왔다. 오는 24일 한꺼번에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배당금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실적은 참담했다. 주식 거래대금이 줄고, 채권 평가손실로 순이익이 많게는 절반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이번에도 고배당 정책을 고수했다. 일부 대형사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고배당 정책은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으로, 과거부터 증권사들의 배당성향은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워낙 실적 타격이 컸기때문에 이번에도 '고배당주=증권주'라는 공식이 성립될까라는 의구심이 컸던게 사실이다.

이번에 높은 배당성향을 보인 증권사들의 공통점은 오너의 지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보통주 1주당 550원, 우선주 1주당 66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성향은 54%로, 지난해 대신증권이 기록한 순이익의 절반을 배당으로 돌린 셈이다. 배당금 총액도 전년 보다 10% 가량 늘었다. 대신증권이 지난해 장사를 잘했을까. 그건 아니다.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45.6%, 51.0% 감소했다. 대신증권의 대주주는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의 아들인 양홍석 사장이다. 주총에서 승인만 얻으면 그는 19억6000만원 가량을 배당금으로 챙기게 된다.

증권업계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소규모 증권사들도 고배당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오너 경영 증권사인 유화증권, 부국증권, 한양증권 등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 이들의 자기자본은 2600억~4500억 정도로 54개 증권사 중 20~30위권에 있다. 자기자본은 작지만 배당성향 만큼은 '톱'이다. 부국증권은 43%, 한양증권은 67%에 달했으며, 유화증권은 무려 140%다. 배당성향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순이익보다 배당금이 더 높다는 얘기다. 즉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다. 부국증권의 경우에는 순이익이 12% 증가했지만, 한양증권과 유화증권은 줄었다.

고배당은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순이익이 감소한 상황에서 과도한 배당 성향은 결국 오너 곳간만 채워주려는 심산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우기 힘들다. 진정한 주주가치 제고는 튼튼한 재무구조와 함께 사업의 지속성에 대한 신뢰감을 주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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