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토목시장 공략·신시장 개척 등 해외산업 중심 키워드 선정
터키 해상교량·사장교 건설 수주 비결…"현수교 자립 기술력 바탕"

▲ 서울 종로구 수송동 대림산업 사옥 전경. 사진=대림산업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올해 대림산업이 이란 등 중동지역에서 연이은 수주 소식을 전하면서 해외수주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림은 올해 해외 사업의 중점 키워드로 ▲글로벌 디벨로퍼 도약 ▲해외 토목 시장 공략 ▲신시장 개척으로 선정했다. EPC 업체를 넘어 에너지와 SOC, 호텔, 주택사업 등 주요 분야에서 프로젝트의 기획부터 운영까지 총괄하는 '디벨로퍼(Developer)'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의미다.

26일 대림산업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수주액은 2조6709억원으로 올해는 국내수주 5조9500억원, 해외수주 4조원이 목표다.

수주 공종과 국가 역시 다변화되고 있다. 대림은 지난해 터키와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에서 해상특수교량 및 수력발전소 등을 수주하며 수주 범위를 플랜트에서 토목으로 확대했다. 수주 시장도 중동 중심에서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등으로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대림은 프로젝트 발굴과 기획, 지분 투자, 금융 조달, 건설, 운영, 관리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대림은 지난 18일 SK건설, 터키 현지 업체 2곳과 컨소시엄을 이뤄 3조5000억원 규모의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민간투자 방식(BOT, 건설·운영·양도)으로 참여해 16년2개월 동안 최소운영수익을 보장받으며 운영을 맡는다. 현수교의 주탑과 주탑 사이의 거리는 2023m로 완공 후에는 일본 고베의 아카시대교(1991m)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파키스탄에서도 정부·민간 공동개발사업 형태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림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남동쪽 약 167㎞ 지점에 102MW(메가와트) 규모의 굴푸르 수력발전소를 건설해 34년간 운영하며 수익을 거둘 예정이다.

 

터키 차나칼레 교량 조감도. 자료=대림산업

 ◇ 토목분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대림은 해외 수주 포트폴리오를 플랜트에서 토목 분야로 다각화하고 있다. 특히, 해상 특수 교량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림산업은 2013년 2월 개통된 이순신대교 공사를 통해 국내 최초,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현수교 자립 기술에 성공했다.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5년 브루나이에서 가장 큰 국책사업인 템부롱 교량 공사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터키 현수교 사업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약 4800억원에 규모의 13.65㎞의 해상교량 및 사장교를 건설하는 공사가 이에 해당한다.

2013년에 수주한 브루나이 최초의 해상특수교량인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는 올해에 완공될 예정이다. 수력발전분야에서의 성과도 두드러진다. 대림은 파키스탄에서 발전용량 102MW(메가와트)급 굴푸르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최초의 양수발전소인 발전용량 1040MW급 어퍼치소칸 수력발전소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 사진=대림산업

 ◇ 이란 경제제재 해제…대규모 발주 기대

대림은 중동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되 신시장을 개척하며 수주 국가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수주 텃밭인 사우디와 쿠웨이트 뿐만아니라 터키와 이란, 브루나이 등으로 수주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경제제재가 풀리면서 국가 정비에 필요한 도로·철도·항만·댐·병원 등 인프라 시설 공사와 주택 건설 공사가 대거 발주될 것으로 대림은 예상했다. 또, 이란은 천연가스와 원유 매장량이 각각 세계 2위와 4위에 달하는 자원 부국으로 정유, 가스, 석유화학 플랜트 개보수 공사가 발주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림은 지난해 12월 국제사회의 이란 경제 제재 해제 이후 글로벌 건설업체 가운데 최초로 이란에서 수주에 성공했다. 대림이 수주한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 사업은 총 수주금액 2조3036억원으로 국내 건설사가 이란에서 수주한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400㎞에 위치한 이스파한 지역에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가동중인 정유공장에 추가 설비를 설치하는 공사다. 대림은 설계 및 기자재구매, 시공, 금융조달 업무를 수행을 맡는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향후 발주되는 토목 인프라 공사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며 "정유와 천연가스는 물론 다양한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 실적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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