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출규제·미국 금리인상에 선호현상 뚜렷
건설사, 1인가구 수요 맞춰 중소형 위주 공급할 듯

▲ 한 아파트 전경. 사진=일간투데이DB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소형아파트 선호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집단대출이 어렵게 됐고,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에 아파트를 장만하는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덜한 소형평형대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건설사들이 앞다퉈 소형면적을 공급하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총 56만1268건으로 이 중 전용 60㎡ 이하 아파트(26만4416건)는 47%에 이른다.

소형가구인 1∼2인 가구가 늘면서 소형 아파트의 실수요층이 더욱 두꺼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인 가구 수는 1019만7258가구로, 2010년(834만7217가구)보다 22% 늘었다.

올해 소형평형대는 우수한 청약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서초구 방배동에 공급된 '방배아트자이'의 경우 전용 59㎡C타입은 31대 1의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전용 126㎡B타입은 1.5대 1에 불과했다.

지난 9일 서울 미아9-1구역에 공급된 '꿈의숲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역시 전용 59㎡가 12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서울 1순위 마감됐지만 84㎡D·99㎡·115㎡ 등 대형 평형은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특히, 소형 아파트는 환금성(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정도)이 뛰어나 주택시장 불황기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주택시장이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불황을 겪은 3년 동안(2010년 1월부터∼2013년 12월) 전국 아파트값은 -0.11%로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면적별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용 60㎡ 이하는 7.96%(3.3㎡당 691만→746만원), 60㎡ 초과 85㎡ 이하 1.79%(3.3㎡당 839만→857만원) 각각 올랐다. 85㎡ 초과 면적은 -7.44%(3.3㎡당 1089만→1008만원) 떨어지며 상반된 결과를 기록했다.

소형아파트는 희소성도 높다는 강점도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07년 1월∼올해 12월까지) 입주했거나 예정인 아파트 물량은 총 300만6112가구다. 이 중 전용 60㎡ 이하의 공급 물량은 84만4629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28% 수준이다.

이처럼 올해에도 소형평형대 아파트가 지속적으로 인기를 누릴 전망인 가운데, 내달 분양하는 분양단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반도건설이 다음달 경기 안양시 만안구 576-1번지 일원에서 주상복합 단지인 '안양 명학역 유보라 더 스마트(전용 59∼61㎡ 200가구·오피스텔 단일면적 전용 59㎡ 150실)'를 분양할 계획이다.

단지 인근에 1호선 명학역과 1·4호선 금정역이 인접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단지내에는 주상복합 브랜드 상가인 '안양 명학역 유토피아'가 들어서 편의시설 이용도 수월할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58번지 일원 녹양역 역세권에서 지역조합주택 '녹양역 스카이59(전용 65∼84㎡·총 2581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1호선 녹양역과 인접하고 전 가구 중·소형 아파트로 설계된다.

삼호는 인천 남구 용현동에서 'e편한세상 시티 인하대역(전용 19∼79㎡·848실)'을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수인선 인하대역 역세권인 데다, 제1·2경인고속도로 진입도 수월해 교통여건이 우수하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서울 강동구 암사동 514번지 일원에 '힐스테이트 암사(전용 59∼84㎡·총 460가구 중 일반분양 313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지하철 8호선 암사역 역세권에 한강공원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1∼2인 가구가 실수요층으로 재편되면서 건설사도 이같은 수요에 맞춰 중소형 평형대 공급을 꾸준히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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