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보험 가입이 ‘가성비’ 높아
생활자금 지급시점 선택後 변경 어려워

[일간투데이 전근홍 기자] 얼마 전 퇴직한 김씨(60.남)는 노후에 매월 드는 생활비가 걱정이다. 수소문 끝에 자신이 가입한 종신보험이 연금전환이 가능한 상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돼 한숨 돌렸지만 연금보험 상품에 직접 가입하는 것이 낫다는 소릴 들어 고민스럽다.

현재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들은 김씨와 같은 이들을 위해 시판 중인 종신보험을 연금이나 생활비로 전환해서 쓸 수 있도록 하거나 관련 특화 상품들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보험 컨설턴트는 종신보험의 경우 사망보장을 주목적으로 설계된 상품이며, 사업비 공제 금액이 크기 때문에 적립금이 적어 이른바 ‘연금전환’ 상품은 득보다 실이 크다고 지적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교보·신한·메트라이프생명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들이 종신보험에 생활자금 선지급 기능을 더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이미 종신보험에 해지환급금(보험을 해약할 경우 받을 수 있는 돈)을 연금 형태로 받는 ‘종신보험 연금 전환 제도’나 사망보험금 중 일부를 떼서 연금 형태로 미리 받을 수 있게 한 ‘사망보험금 연금 선(先)지급 제도’ 등이 운용 돼왔다.

하지만 이들이 출시한 상품은 종신보험이 생활비·의료비를 챙겨준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특징이 있다.

삼성생명이 출시한 ‘생활자금 받는 변액 유니버설 종신보험’은 가입자가 은퇴 시점을 지정하면 해당시점 부터 20년 동안 생활 자금을 매년 주는 ‘생활자금 자동 인출’ 기능과 변액 상품이지만 은퇴 시점에 적립금을 보장하는 ‘생활자금 보증 지급’ 등 생활비 지급에 초점을 맞춘 상품이다.

교보생명의 ‘뉴(New)종신보험’은 사망보장이라는 종신보험의 한계를 극복, 의료비 혹은 생활비를 선지급 받을 수 있도록 보완된 상품이다. 미리 정해둔 은퇴 시점(60·65·70세 중 선택)이 지난 후 들어가는 의료비를 별도 특약 없이 사망보험금(최대 8000만원, 가입 금액의 80% 한도)을 타서 쓰거나, 사망보험금의 80% 이내에서 2~20회에 걸쳐 생활비도 받을 수 있다.

신한생명이 출시한 ‘착한 생활비 플러스 종신보험’은 보험 가입 때 미리 은퇴 시기를 설정해 놓으면 그 나이가 지난 시점부터 생활 자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보험 가입 후 5년이 지나 받을 수 있는 사망보험금이 매년 10%씩 늘어나는 이른바 ‘체증형종신보험’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이 선보인 ‘변액유니버셜 오늘의 종신보험’은 고객의 은퇴 이후 사망보험금의 최대 90%까지를 생활자금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생활자금 지급기간은 15년·20년·25년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생활자금 지급기간 종료 후에도 가입금액의 10%는 사망보장으로 유지된다.

이 상품은 펀드에 투자되는 변액유니버셜 상품으로 투자수익이 높을 경우 더 많은 생활자금 및 사망보험금을 기대할 수 있다. 만약 투자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생활자금과 사망보험금을 최저보증하기 때문에 안정적이다.

문제는 종신보험의 경우 사업비(설계사 수수료 등)에 가입자가 예상보다 일찍 사망했을 경우를 대비해 받는 ‘위험 보험료’ 등이 포함돼 있어 상대적인 적립금이 적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금보험보다 해지 환급금이 적을 수 있어 종신보험을 연금으로 전환할 경우, 같은 금액을 납입한 연금보험보다 수령 금액이 적을 수 있다.

쌓아두는 보험금이 적어 추후에 수령하는 금액이 적어진다는 소리다.

또한 일부 생보사가 출시한 변액종신보험의 경우 생활자금 지급 개시시점을 최초 선택한 이후 변경할 수 없도록 운영하고 있다.

더욱이 지급기간 횟수도 정해놓고 있어 가입 시 주의를 요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신한생명의 경우 계약 해당 일부터 최대 20회까지만 생활자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양승환 키움에셋 재무 컨설턴트는 “노후 생활자금 등의 목적으로 보험 가입을 원한다면 종신보험에 가입한 뒤 전환 하는 것보다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가성비가 좋다”며 “만일 종신보험에 가입했는데 노후에 생활비가 필요해진 상황이라면 중도 인출 기능(유니버설)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신보험은 위험 보장에 대한 컨설팅 비용 등이 감안되기 때문에 연금보험 같은 저축성 보험보다 보험설계사에게 더 많은 수수료가 지급된다”며 “보험 가입 시 고려해야 할 점은 납입한 보험료 대비 보장받는 가성비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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