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긴다 헬렌 파티마 나사리아 압두라작 왕비·모하맛 하말 마마이 하산 압두라작 왕.

[일간투데이 류재복 기자]

ARMM 자치지역 통합

치안 불안·살인 난무 등
가짜뉴스로 외국투자자 없어
영국·유엔·헤이그 등서
자치권과 왕조부활 인정
5월 13일 국왕 취임식 앞둬



"이제 北브로네오를 비롯한 6개 지역의 섬들이 통합이 돼 잃어버린 술루(Sulu) 왕조가 77년만에 다시 부활이 됩니다. 오는 5월 13일 술루의 수도인 홀로에서 주변국가 왕족을 초청하고 국왕과 여왕의 취임식이 치러질 것입니다" 지난 23일 필리핀 남부인 '제네랄 산토스'에 위치한 돌레스 호텔에서 술루왕조의 부활을 알리면서 여왕이 될 바긴다 헬렌 파티마 나사리아 압두라작(54)의 힘찬 일성이었다.

필리핀 술루왕조 모하맛 하말 마마이 하산 압두라작 왕(사진 오른쪽)과 바긴다 헬렌 파티마 나사리아 압두라작 왕비가 영국, UN,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부여한 왕조 부활·자치권 인정서를 보이고 있다.

이날 여왕이 호칭하는 지역은 北브로네오, 사바, 바실란, 타위타위, 마구인다나오, 홀로술루 지역으로 북브로네오를 제외한 이 지역은 원래 필리핀의 무슬림 민다나오 ARMM 지역으로 필리핀에서 이슬람교가 우위인 도시로서 유일하게 자치권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필리핀의 역사에서 이 지역을 살펴보면 이 지역은 그들만의 문화와 정체성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영토가 분리돼 있었다. 스페인이 침략해서 필리핀 대부분의 영토를 장악하기 전인 15세기부터 무슬림 필리피노들의 보금자리였다.

그 당시 대부분의 필리핀인들은 스페인의 지배하에 있었지만 술탄으로 호칭되는 왕들은 그들의 독립 체제를 유지했고 북쪽 지역의 스페인 지배하에 있는 해안 마을들을 습격하며 지속적으로 필리핀에 대한 스페인의 지배에 저항했으며 또 그들의 영토에 대한 스페인의 반복되는 침략을 격퇴했다. 19세기말 공식적으로 술루지역의 술탄에 대한 스페인의 통치가 인정됐으나, 군부대와 주둔군을 두는 정도였을 뿐 스페인의 통제가 약한 편이었다. 그 후 이곳 자치지역은 1989년 8월 1일 필리핀공화국 시행법 6734를 통해 탄생됐다. 투표를 통해 공식적으로 1990년 11월 6일 임시 수도로 명명된 코타바토 시티에서 발족식을 거행한바 있다.

이날 행사장에는 관계자 200여명이 모여 모하맛 하말 마마이 하산 압두라작 왕과 바긴다 헬렌 파티마 나사리아 압두라작 왕비 내외의 연설을 들으면서 가끔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여왕은 "지금 이곳지역에 외국인들이 방문도 하지를 않을뿐더러 투자를 꺼리고 있는데 이는 바로 이 지역이 치안이 매우 불안하고 또한 살인까지 난무하고 있다는 잘못된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곳이야말로 앞으로 평화와 번영, 경제가 융성하는 기회의 땅"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남부 제네랄 산토스에서 열린 술루왕족 부활 선포식에 참가한 관계자들이 여왕의 연설을 듣고 있다.

술루지역은 북서쪽의 술루 해와 남동쪽의 셀레베스 해 사이에 자리잡고 있으며 삼보앙가 반도 끝 남쪽의 바실란 섬에서 남서쪽의 타위타위 군도 및 보르네오 섬 쪽으로 펼쳐져 있다. 이 지역에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3000여개의 크고 작은 섬이 있는데 이 가운데 주요군도 7개중 홀로, 사말레스, 타풀, 팡구타란 4개의 군도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서쪽과 서쪽에 있는 나머지 군도는 1973년 타위타위 군으로 떨어져 나갔다. 술루 군도의 섬들은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며 총 육지면적은 2688㎢이고 가장 큰 섬은 홀로(Jolo)섬이며 홀로시가 행정중심지다. 특히 이 지역은 태풍영향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며 다양한 곡물 재배에 적합한 기후를 가지고 있고 쌀, 옥수수, 코코넛, 바나나, 마닐라삼 등이 주요작물이다. 마닐라삼과 코코넛은 삼보앙가로 수출되지만 열대성 과일은 자급을 하고있다.

경제는 기본적으로 농업과 수산자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유일한 대규모 산업은 심해어업으로 주요항구는 홀로와 시아시이며 술루가 주요어장이다. 진주, 조개 채취가 어업에서 중요한 몫을 하며 바다에는 조개와 뿔산호가 풍부하게 서식하고 있다. 수입원은 농업과 그와 연관된 산업인 정미업, 코프라, 마닐라삼, 생선가공업, 자개 1차가공 등이다. 가내공업이 매우 발달돼 있으며 선박, 공구, 무기, 직물 등과 황동, 청동, 금, 은을 조개 및 산호와 배합해서 만든 가정용품 및 장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광업과 임업은 잠재력을 갖고 있는 산업이지만 아직 개발되지는 않았다. 주민 대부분은 사말어를 쓰는 이슬람교도다.

여왕은 "문화가 융성했던 술루왕조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3국이 빼앗은 영토였지만 이제는 영국과 유엔, 그리고 헤이그의 국제사법재판소까지 자치권을 인정하고 다시 왕조를 세울 수 있는 부활의 권리를 줬고 현재 여러 국가에서도 우리들을 돕고 있다"면서 관련 문서들을 보여줬다.

사진 왼쪽부터 본지 류재복 기자, UN 본부 변호사, 오수만 영 잭 리 회장, 서덕령 ㈜위농 대표.


◇ 마르코스시절 빼앗긴 땅·재산 유엔 협조로 찾아

여왕은 "마르코스 시절에 빼앗긴 땅과 재산을 유엔의 협조로 이제 다시 찾게 됐다"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2009년부터 미국 팬타콤에서도 우리를 도왔고 세계 각국의 왕조들이 우리의 부활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술루의 수도인 홀로(Jolo)에서 정치인, 경제인들 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술루왕국의 부활을 알리는 선포식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맛 하말 마마이 하산 압두라작 왕은 술루에서 태어나 말레이시아에서 30년을 살았으며 현재는 말레이-필리핀 시민권을 소지하고 있다. 바긴다 헬렌 파티마 나사리아 압두라작 여왕은 민다나오에서 태어나 간호사로 재직하며 오직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위해 힘써왔으며 자신의 고향인 민다나오의 발전과 번영을 꿈꾸며 현재까지 살아오고 있다.

그는 "이제 이 땅 어느 곳이든 전쟁은 있어서는 안된다. 힘없고 가난한 자들이 바로 백성이기에 만약 전쟁이 발발된다면 최선을 다해 막을 것"이라며 "2011년 6월 14일 민다나오에서 현재의 대통령인 두테르테를 만나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 필리핀 대통령인 두테르테와는 같은 고향인 민다나오에서 출생했기에 특별한 인연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오직 전쟁이 없는 세상, 평화와 번영이 존재하고 불법과 비리를 추방하며 백성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나가자고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필리핀 술루 군도.


◇ 헬렌 왕비, 韓 사업가에 "투자 안전 이상없다"

이날 여왕은 "이곳에 대한 소식과 관련된 보도를 보면 필리핀의 한 술루 이슬람부족 수백명이 말레이시아 사바주 동해안 라하드 다투 지역을 점령하면서 충돌이 시작됐고 말레이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가 말레이시아총리 지휘아래 전투기와 지상군을 동원한 총공격을 실시해 수십명이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지만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지난 21일 필리핀에 도착했을 당시 스마트폰으로 영사관에서 알리는 여행금지 표시지역이 떴다. 바로 필리핀 민다나오의 잠보앙가, 술루 군도, 바실란, 타위타위 군도였다. 그러나 이곳에서 2박3일간 체류하면서 느낀 현장 분위기는 전혀 그런 위험상태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다시 새롭게 세계의 이목을 받게 될 술루왕조, 남부필리핀의 이슬람 왕조였던 술루왕조는 1457년에 건국 483년을 유지하다가 1940년에 멸망이 됐던 왕국이었다.

이날 행사현장에 투자차 방문한 강원도 화천의 비료생산회사 위농의 서덕령 대표에게 여왕은 "우리의 영토인 팔라완에는 기름이 생산되며 개발할 땅이 많다. 그러나 기술과 투자가 없다"며 "술루의 안전에 대해 많은 홍보를 부탁한다. 이곳이 안전한 지역임을 널리 알린다면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현장에서 서덕령 대표는 설탕나무 '스태비아'에 대한 재배와 생산설명을 통해 호응을 얻었고 특히 스태비아 잎사귀를 참석자들에게 맛보이자 그들은 "베리굿"을 연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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