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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리의 가족이야기] 문제는 핸드폰이야자유기고가
  • 일간투데이
  • 승인 2017.04.13 14:54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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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좀 치워. 식구끼리 밥 먹을 때 서로 얼굴 보면서 얘기라도 해야지. 핸드폰만 보고 있으면 돈이 나오니 꿀이 나오니?” 막내 아들이 휴대전화에 코를 박고 있는 걸 보다 못한 아내가 기어코 폭발했다. 그럴만도 했다. 밥상을 차려놓고 불러도 뭘하는지 제 방에서 꾸물대며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몇 차례 재촉하자 그제서야 느릿느릿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더니 휴대전화만 쳐다보는 것이었다. 엄마의 목소리가 커지고 분위기가 싸늘하게 가라 앉자 부랴부랴 밥공기를 비우더니 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몇 달에 한번 씩은 이런 사달이 벌어지곤 한다.

둘째 딸은 전혀 딴 판이다. 빈 손으로 식탁 앞에 앉는다. 제 엄마와 도란도란, 조잘조잘 대화를 잘도 한다. 시시콜콜한 주제로도 참 잘도 얘기를 이어간다. 때로 주고받는 말이 길어지면 두 시간이 훌쩍 넘도록 모녀가 자리를 함께 한다. 원래 아들들이 무뚝뚝하다지만 달라도 너무 다르니 신기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딸도 핸드폰이 손에 쥐어지면 말이 없어지는 건 마찬가지다. 집안 행사가 있어 온 가족이 승용차로 이동할 때 차 안은 침묵의 공간이 된다. 제 각기 핸드폰 삼매경에 빠져 입을 단단히 봉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간이 옆 좌석에 앉은 아내와 몇 마디 주고받으면 그걸로 끝이다. 핸드폰을 ‘요물 기계’라고 불러도 무방할 듯 싶은 까닭이다.

우리 아이들은 비교적 늦게 핸드폰을 구입했다. 중학교 말이나 고등학교 초부터 사용했으니 빠른 건 아니다. 막내는 고교 시절 내내 어르신들이 많이 사용해 효도폰이라고 불리는 2G폰을 사용했다. 카톡이니 뭐니 하는 것들이 공부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야 3G폰을 구입해서 쓰고 있다.

다행인 것은 자녀들이 핸드폰 중독 상태까지는 아닌 듯하다는 점이다. 게임에 빠져 넋을 놓거나 제 할 일을 미루거나 못하지는 않는다. 몸에다 달고 다니지도 않고 없으면 없는대로 지내는 정도이니 ‘그러면 됐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과학기술개발원에서 진행한 테스트 결과,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 중독군에 속하는 사람은 39.8퍼센트, 위험군에 속한 사람은 19.5퍼센트로 상당수가 이미 스마트폰중독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니 걱정이다.

나와 아내는 그저 문자나 톡 보내고 전화 주고 받는 것이 전부다. 굳이 핸드폰에 매달려 있을 필요도 없고 그리 하고 싶지도 않다. 어쩌면 기계치 수준이어서 핸드폰 활용법을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복잡한 기능을 생각만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해결할 도리는 없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자녀들이 핸드폰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오히려 권장할 만한 일일 터이다. 다만 밥 먹을 때나 가족들간의 모임이 있을 경우에는 현명하게 대처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대화에 끼지도 않고 오로지 기계 화면에만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결코 유쾌하지 않다. 여러 사람이 모여 있을 때 적당히 즐길 줄 아는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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