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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하나만 갖고 먹고 살기 어려워요” 불황이 낳은 투잡시대퇴근 후 또 출근하는 대한민국

 

[일간투데이 황한솔 기자] 경기 불황으로 회사 몰래 투잡을 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만 투잡에 나선 직장인은 4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투잡을 하는 직장인이 늘어난 것은 물가는 많이 올랐지만 직장 월급은 오르기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일간투데이에서 늘어나는 투잡족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는 P씨는 얼마전부터 투잡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광고회사에서 퇴근하고 인근 카페에 들어가 컴퓨터 디자인 알바를 시작합니다. P씨의 하루 수면은 많아야 4~5시간. 오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쉼없이 몸을 움직여야 하는 고단한 일상의 연속입니다. 

P씨는 “결혼을 준비해야 하는데 이 월급으로는 방 한 칸 마련도 어려워 투잡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전형적인 생계형 투잡뿐만 아니라 은퇴를 고려한 창업형 투잡,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업무로하는 취미형 투잡 등도 생기고 있습니다.

대학교 계약직 교직원 A씨는 “원래 베이커리 가게를 열고 싶었는데 수입이 적을 것 같아서 사무직으로 취업하게 됐다”며 “평일에는 피곤해서 못하고 있지만 주말에는 마카롱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두 번째 직업에도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투잡족이 급속도로 늘어나게 된 이유는 단연 경제적 부담 때문입니다. 물가가 올라 생활비가 부족하지만 월급은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죠.

올해 1월 통계청 가계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현재 가계(전국 2인 이상)의 월 평균 소득은 444만 5435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6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근로자 2인 이상 가구의 경우에도 1년 월소득은 486만 1702원에서 494만2837원으로 1.66%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물가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폭염과 태풍의 영향으로 주요 농산물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무의 평균 소매 가격은 개당 3000원 정도로 예년의 2.4배 올랐고 양배추도 한 포기에 5500원 정도로 평년보다 2배 이상 올랐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월급 격차가 점차 벌어지는 점도 투잡을 부추기는 원인입니다. 생활비 부족도 있지만 상대적 박탈감이 해소한다는 이유가 큽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대졸 정규직의 초임은 2490만원으로 대기업 정규직 직원 초임(4350만원)의 57.2% 낮은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근로시간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국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2163시간으로 OECD 24개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 다음으로 길었습니다. OECD 평균인 1770시간의 1.3배입니다.

반면, 수면시간은 OECD 최하위였습니다. 조사 대상 18개국의 일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 22분인데 우리나라는 7시간 49분으로 33분이나 적었습니다. 

한국 근로자는 남들 잘 시간에 일하고 있는 셈입니다.

기업들은 정규직 사원의 투잡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투잡 금지조항 등을 근로계약서에 못 박기도 합니다. 기업들은 투잡을 허용하게 되면 과도한 업무 등으로 본업에 소홀히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업비밀 유출, 사고 위험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투잡 허용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불황이 장기화로 이어지면서 삶이 팍팍해진 직장인들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투잡에 뛰어들면서 투잡은 이젠 일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서울 A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첫 번째로 선택한 일자리로 자아실현이 불가능한 데다, 고용 여건도 나빠져 취미를 일로 연계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본업을 통해 자아실현이 가능하도록 고용여건이 개선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연봉 양극화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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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한솔 기자 goodgo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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