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터뷰…김철식 연출·이이남 작가·박동훈 디렉터

[일간투데이 홍보영 기자] 

김철식 감독이 연출한 '반고흐 인사이드'
4차 산업혁명은 경제, 산업뿐만 아니라 예술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현대예술인 뉴미디어 아트의 존립 기반이다. 이 새로운 예술 형식 안에서 예술가와 관객의 지위는 크게 변화했다. 이제 예술가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시대가 열렸다. 아티스트, 연출, 디렉터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며 국내 뉴미디어 아트를 이끌어가고 있는 3인을 만났다.  

 

"디지털 시대는 오감으로 美 경험케해"
김철식 미디어앤아트 연출감독 

'Homo Faber'라고 인간을 지칭하듯이 디지털 기술은 새로운 붓이며, 팔레트다. 인상주의가 유행하던 시기에 인상주의는 당대의 예술가들에게 상당히 키치(Kitsch)한 현상이었다. 순수미술이 예술이고 디지털 아트는 아류라고 간주하는 건 잘못된 발상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오감으로 정보를 받아들인다. 이에 따라 예술가의 전시도 관객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중 한명인 반 고흐가 남긴 작품을 빛과 음악으로 재해석한 대평 프로젝션 미디어아트 '반 고흐 인사이드'를 기획·연출했다. 액자 속에 갇혀있는 작품들에 3D 그래픽과 모션 이펙트, 그리고 음악으로 생명력을 불어넣으려 노력했다. 또 탈캔버스, 탈평면 등 기존 전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자 했다. 작품이 영사되는 공간 전체를 캔버스로 바꾸는 이색적인 도전을 시도해 큰 호응을 받았다.


"대상의 미학서 이젠 주체의 미학으로"
이이남 뉴미디어 아티스트

미디어 아티스트가 예술을 표현하는 도구인 디지털 기술은 관람자에게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정보 전달 속도, SNS를 통한 새로운 소통방식을 가져왔다. 그로 인해 작가와 관객이 보다 쉽고 신속하게 상호 소통할 수 있게 됐다.
현 시대에 예술의 목적은 미학자 진중권의 표현을 빌리자면 "미에서 숭고로 미학에서 삶으로"라고 말할 수 있다. 전통적인 미학이 표면적 아름다움을 추구했다면, 현대 미학이 추구하는 숭고는 존재의 내적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아울러 기존 미학이 단순히 대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면, 현대 미학은 인간주체의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한편, 현재 사회적인 이슈와 과거의 역사적인 사건을 재해석·융합하는 작업을 디지털 가상의 세계에서 풀어내고자 연구 중이다. 디지털 작품을 통해 우리가 현재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들, 역사를 통해 인식하는 모든 것들이 과연 실재하는 것인지 질문하고자 한다.


"작가인식도 대중참여에 더 열려있어야"
박동훈 필동문화예술공간 예술통 총괄디렉터

미디어 아트는 작가의 작품에 대중이 참여함으로써 창작이 완성되는 특별한 분야다. 작가의 작품이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기도 하고 관객과 2way 소통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미디어 아티스트는 진행형 작품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외성과 다양한 감성의 결과에 생각이 열려 있어야 한다. 고 백남준 작가도 본인의 작품에 어떤 작업이나 변화를 더하는 것에 주저하지 말라 했다. 오늘날 작가들이 미디어 매체를 캔버스로 인식하고, 손 안의 스마트폰까지 전시공간이 될 수 있다고 여긴다면 대중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재미있는 전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미디어 아티스트는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 예술통에서 진행하고 있는 마이크로뮤지엄처럼 환경적으로 가까이 가는 방안도 있고, 사회의 공통 관심사를 작업의 콘텐츠로 삼을 수도 있다. 최근 예술통은 '건축이 된 예술'이라는 주제의 전시를 진행 중이다. 2회부터는 미디어 아티스트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예술통 건물 벽체의 일부는 미디어 아티스트인 안토니오트리마니의 미디어 작품으로 설치돼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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