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정일 정치부 기자
[일간투데이 곽정일 기자] 요즘 대선정국을 보면'황색 언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황색 언론'은 독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공익보다 선정성을 앞세워 기사를 생산하는 언론을 지칭한다.

언론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퓰리처상을 만든 조셉 퓰리처는 1889년 '뉴욕 월드'에 '황색 옷을 입은 소년(yellow kid)'을 게재했다. 당시 언론 재벌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는 '뉴욕 저널'에 옐로키드를 흉내내며 자극적, 선정적 보도를 통한 흥미와 오락 위주의 기사로 경쟁을 하기 시작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옐로 프레스(yellow press) 또는 옐로 페이퍼(yellow paper)라고 해서 '황색 언론'이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20여일 남짓 남은 대선을 앞두고 우리 사회는 '후보 검증'이라는 이유로 후보의 비전, 정책을 검증하는 토론을 벌이기보다는 후보 개인의 가족 혹은 이념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진영논리의 공방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을 만드는 데 가장 큰 몫을 하는 집단 중 하나가 언론이다. 각 언론들은 성향에 따라 '문재인 아들 의혹, 정유라 특혜보다 더해', '서울대 안철수 아내 1+1 채용', '홍준표, 좌파 셋 우파 하나, 못이기면 죽어야' 등과 같이 선정적·자극적 주제로 후보 간 의혹 공방을 국민에게 노출시켜 시선을 끌려고 하고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일반 국민의 생활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주는 것은 경제, 보육, 교육 정책이다. 하지만 단순히 '선과 악','보수=꼴통, 진보=종북'이라는 언론의 이미지 프레임에 휘둘려 후보들의 각종 정책은 묻혀버린 상태다.

물론 독자들이 기사를 보면서 중요한 것 중 하나인 흥미 요소를 아예 버리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언론이 공익적 측면에서 국민이 올바른 시각으로 사회적 현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야하는 의무 또한 중요하다. 사회적 분위기를 가장 먼저 반영하면서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언론이기 때문이다.

퓰리처는 말년에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황색언론의 대명사가 된 일을 무척 후회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만든 황색언론의 부작용에 대한 속죄의 의미로 기금을 들여 자신의 이름을 딴 '퓰리처 상'을 제정했다. 지금 우리 언론도 퓰리처의 후회에 대해 진지한 고찰을 해볼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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