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대학교 교수·경제학 박사
가까이는 1850년부터 1914년 세계 1차 대전까지를 제1차 세계화 시대라고 부른다. 제1차 산업혁명에 성공한 영국이 이 시기에 자국이 발명한 기계의 해외수출을 자유화하고, 보호무역의 상징이었던 곡물법과 항해법을 폐지해 자유무역주의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제1차 세계화 시대에 영국의 뒤를 이은 유럽과 미국이 공업화를 통해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 경쟁력 상실 국가들 보호무역 주장
그러나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금본위제도가 붕괴되고, 1929년 대공황기 미국이 보호무역조치를 취하면서 선진국 간 무역전쟁이 일어났다. 이러한 보호무역 정책은 1950년까지 지속됐다. 이 기간 동안 각국의 생산력은 크게 떨어져 저성장의 늪으로 빠졌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선진국들은 보호무역의 폐해를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에,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체제를 구축, IMF와 세계은행을 출범시켜 자유무역을 확산시키는 등 제2차 세계화가 추진됐다. 그 후 세계무역기구(WTO)가 탄생해 자유무역을 더욱 확대시켰다. 개별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크게 증가해 세계화가 급속히 확산, 세계경제는 황금기를 맞이하게 됐다.
드디어 제1차 세계화에 앞장섰던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 반세계화로 돌아섰다. 제2차 세계화를 주도한 미국도 반세계화를 주장하는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영국과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부르짖으면서 세계경제가 다시금 보호무역주의 덫에 걸릴 것이라는 불안이 국제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 자유무역이 성장 주도 이미 입증
그러나 미국 사법부의 견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제한 정책은 제동이 걸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지난해 대선 때와는 달리 보호무역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누그러지고 있다.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덤핑관세 등 보호무역 조치보다는 협력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북핵문제 해결과 관련되겠지만,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는 의사까지 표현했다.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을 하지 않고 협력적인 방법으로 무역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세계경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앞으로도 경쟁력을 상실해 가는 국가들은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무역 조치 등 반세계화를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보호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반세계화는 결국은 세계경제를 위축 시킬 뿐이다.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세계화가 높은 경제성장과 국가 간 빈부격차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경제사학자 윌리암슨(Williamson) 등의 연구결과 입증된 사실이다. 인류가 번영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재화와 서비스, 기술과 정보 및 문화가 국경을 넘어 상호의존과 협력이 심화되는 세계화의 길뿐이다.
한국은, 제2차 세계화 시대에 경제개발을 시작해 성공한 나라다. 그러나 우리의 의식구조는 아직도 폐쇄적이다. 한․칠레 FTA와 한․미 FTA 때 과격한 반대시위로 오랜 동안 국론이 분열되었던 점이 그렇다. 세계시장에 진출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한국은 개방적인 법과 제도는 물론 의식구조를 갖춰야 지속적인 성장과 번영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유석형 장안대학교 교수·경제학 박사
일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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