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부 이욱신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21일 갤럭시S8이 정식 출시된다. 경쟁사 제품들이 제품주기상 하향국면에 있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새로운 프리미엄 폰의 등장으로 모처럼 만의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 13일 국내 출시에 앞서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실무진에게 압박이 된다면서도 공언한 사전예약 100만대 목표도 이뤘다. 지난 18일 사전예약자를 대상으로 한 개통 첫날에는 26만대 개통이라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러한 갤럭시S8의 출시와 초반 흥행을 제조사만큼이나 환영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이동통신업계이다. 시장점유율이 5대 3대 2로 불문율처럼 고착화돼 이렇다 할 경쟁이 없었던 이통3사도 새로운 혁신 기능을 대거 포함한 갤럭시S8 출시에 맞춰 다시 경쟁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SK텔레콤은 데이터 전송속도와 성능을 높인 5밴드CA(주파수 집성) 기술과 갤럭시S8을 통해 내달 하순 서울과 광역시 등 전국 23개시 주요 지역에서 4.5G 서비스를 개시한다. KT는 갤럭시S8 시리즈 출시에 앞서 지난 1일부터 전국 LTE 상용망에 배터리 절감 기술(CDRX)을 적용해 스마트폰을 최대 45% 더 오래 쓸 수 있게 했다. 양사의 경쟁적인 신기술 공개에 대해 LG유플러스는 내부적으로는 기술적 준비가 돼 있지만 다른 차원에서 고객 서비스 제고에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를 대외적으로 드러내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통3사들은 공식적으로는 이번 경쟁은 과거처럼 가입자를 한명이라도 더 끌어오기 위한 소모적 경쟁이 아니고 고객들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의 더 나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갤럭시S8 출시와 함께 각 사가 경쟁적으로 관련 기술에서 '최초'임을 강조하는 모습에서 기시감이 자꾸 든다. 단적으로 지난 2014년 이동통신 3사가 벌였던 LTE 기술 광고 경쟁을 되짚어 보면 된다. 2014년 12월 SK텔레콤이 체험단 100명에게 삼성 '갤럭시노트4 S-LTE' 전용 단말기를 공급하며 3밴드 LTE-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와 LG유플러스는 고객 판매용이 아닌 100명의 체험단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상용서비스가 아니라고 반박하며 설전을 벌였다.

그러한 와중에 정부가 발표한 2014년 하반기 이통3사의 광대역 LTE-A 무선 데이터망 속도 측정 결과는 SK텔레콤 114.4Mbps, KT와 LG유플러스 113.2Mbps로 이통3사들이 광고한 평균 225Mbps에 크게 못 미쳤었다.

소비자들에 대한 서비스 품질 향상은 기대에 못 미치는 가운데 그들만의 홍보·마케팅 전쟁으로 변질되면 과점된 국내 시장에 안주해 '갈라파고스'화 일본 통신업계 사례가 남 이야기가 아니게 된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충실한 경쟁이 돼야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사실을 유념하면서 이번 갤럭시S8 출시와 맞물려 이통업계의 소비자를 위한 내실있는 경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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