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갤럭시S8의 출시와 초반 흥행을 제조사만큼이나 환영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이동통신업계이다. 시장점유율이 5대 3대 2로 불문율처럼 고착화돼 이렇다 할 경쟁이 없었던 이통3사도 새로운 혁신 기능을 대거 포함한 갤럭시S8 출시에 맞춰 다시 경쟁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SK텔레콤은 데이터 전송속도와 성능을 높인 5밴드CA(주파수 집성) 기술과 갤럭시S8을 통해 내달 하순 서울과 광역시 등 전국 23개시 주요 지역에서 4.5G 서비스를 개시한다. KT는 갤럭시S8 시리즈 출시에 앞서 지난 1일부터 전국 LTE 상용망에 배터리 절감 기술(CDRX)을 적용해 스마트폰을 최대 45% 더 오래 쓸 수 있게 했다. 양사의 경쟁적인 신기술 공개에 대해 LG유플러스는 내부적으로는 기술적 준비가 돼 있지만 다른 차원에서 고객 서비스 제고에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를 대외적으로 드러내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통3사들은 공식적으로는 이번 경쟁은 과거처럼 가입자를 한명이라도 더 끌어오기 위한 소모적 경쟁이 아니고 고객들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의 더 나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갤럭시S8 출시와 함께 각 사가 경쟁적으로 관련 기술에서 '최초'임을 강조하는 모습에서 기시감이 자꾸 든다. 단적으로 지난 2014년 이동통신 3사가 벌였던 LTE 기술 광고 경쟁을 되짚어 보면 된다. 2014년 12월 SK텔레콤이 체험단 100명에게 삼성 '갤럭시노트4 S-LTE' 전용 단말기를 공급하며 3밴드 LTE-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와 LG유플러스는 고객 판매용이 아닌 100명의 체험단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상용서비스가 아니라고 반박하며 설전을 벌였다.
그러한 와중에 정부가 발표한 2014년 하반기 이통3사의 광대역 LTE-A 무선 데이터망 속도 측정 결과는 SK텔레콤 114.4Mbps, KT와 LG유플러스 113.2Mbps로 이통3사들이 광고한 평균 225Mbps에 크게 못 미쳤었다.
소비자들에 대한 서비스 품질 향상은 기대에 못 미치는 가운데 그들만의 홍보·마케팅 전쟁으로 변질되면 과점된 국내 시장에 안주해 '갈라파고스'화 일본 통신업계 사례가 남 이야기가 아니게 된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충실한 경쟁이 돼야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사실을 유념하면서 이번 갤럭시S8 출시와 맞물려 이통업계의 소비자를 위한 내실있는 경쟁을 기대해본다.
이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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