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에 훈풍이 불고 있다. 한국 수출도 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세계경제가 글로벌 투자 및 제조업·무역 회복세에 힘입어 올해 3.5%, 내년 3.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1월 수정 전망 대비 올해 성장률을 0.1%포인트 높여 잡은 것이다.

최근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의 잇따른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은 이런 경기 훈풍을 실감케 한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올린 2.6%로 상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18일 한 달 사이 0.1%포인트 올린 2.7%로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바꿨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과 원화 가치 절상 등으로 경쟁국에 시장을 대거 빼앗길 수 있기 때문에 방심할 단계는 아니다. 산업연구원은 원화가치가 1% 상승하면 제조업체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0.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환율 하락추세가 지속되면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개별 기업이 채산성을 못맞춰 고통을 겪는 것은 물론 수출 감소와 수입 증가로 성장률이 하락해 경제 전체에도 부담을 준다. 한국이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다행이지만,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금리 인상 추세, 중국의 사드 보복, 북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가 경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제부처와 금융당국·기업 등 각 경제주체들의 치밀한 대응이 절실하다.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틈을 노리는 환 투기세력에 대해선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대통령 선거 국면이지만 환율 변동에 대한 대처 등 위기 관리에 허점이 있어선 안 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환율이 요동칠 때마다 몸살을 앓았음을 간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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