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코 건설, 해저드 맵 게시·피난 장소 확인 의무화
우마지루시, 국토강인화계획 기반 레질리언스 인증 획득

▲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파괴된 공장. 자료=코트라
[일간투데이 이인규 기자]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지 6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대규모 경제적 손실을 경험한 일본은 제2의 동일본 대지진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대비책 연구로 분주하다.

최근 일본 기업은 지진 발생 시 이를 신속하게 파악한 다음 문제 대책이 가능한 시스템(BCP, Business Continuity Plan)을 도입하고 있다. BCP란 재난 발생 시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재해·재난으로 정상적인 운용이 어려운 고객서비스의 지속성을 보장하고 핵심 업무기능을 지속하는 환경을 조성해 기업가치를 최대화하는 조치를 말한다.

이에 더 이상 지진 안전지역이 아닌 한국도 BCP의 도입을 통해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코트라는 '일본, 대규모 지진대비 기업별 대책 마련 노력'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일본 정부의 내각부 방재담당이 지난해 1월 21일부터 2월 29일까지 총 5070개의 회사를 대상으로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BCP의 도입 여부에 대해 대기업의 60.4%가 '이미 도입했다'라고 답해 지난 2013년 대비 6.8%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중 29.9%도 '이미 도입했다'라고 말했으며 이는 2013년에 비해 4.6% 오른 수치였다.

특히, 일본 기업의 BCP 외부평가 사례 중 하나는 메이코 건설을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에 BCP 시스템을 개편했다. 쓰나미 피해가 예상되는 해안 연안부의 현장에서 해저드 맵을 게시하는 것과 피난 장소를 확인하는 것 등을 의무화했다. 해저드 맵이란 지진·화산분화·태풍 등이 일어났을 경우에 재해를 일으키기 쉬운 각종현상의 진로·도달 범위·소요시간 등을 나타낸 지도를 뜻한다.

또, 거래처를 포함해 각 현장마다 연 1회씩 피난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메이코 건설은 지난 2015년 일본정책투자은행이 평가하는 BCP에서 최고등급을 받았다.

아울러 사무용품 메이커 우마지루시는 지난해 12월 레질리언스(Resilience) 인증을 획득했다. 레질리언스 인증은 일본의 내각관방장관이 추진하는 국토강인화계획을 기반으로 하는 인증제도로, BCP 도입에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 및 회사가 대상이다.

코트라 일본 나고야무역관은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은 일본과 매우 인접한 지역임에도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지 않아 안전지역으로 분류됐었다"며 "그러나 지난해 9월 경주지역에서 진도 5.8의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고, 그 이후에도 수차례 여진이 이어져 더 이상 안전지역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아직 생산설비가 파괴될 정도의 지진이 발생한 적은 없지만 이러한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만큼 일본을 포함한 주변 국가의 사례를 참고해 기업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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