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팀 홍보영 기자

[일간투데이 홍보영 기자] 대선을 코앞에 두고 후보자 TV 토론회에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만큼 차기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후보 토론회 시청률은 지난 13일 11.6%에서 21일 26.4%를 기록한데 이어 23일은 38.5%까지 오르면서 인기드라마 못지않은 시청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정작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토론 수준이 적잖은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23일 방송된 중앙선거관리위 주최 합동토론회에서는 실속 없는 네거티브 공방과 감정적인 씨름이 오고갔다.

'돼지흥분제' 사건을 빌미로 토론회 초반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사퇴를 거론하는가 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본인이 먼저 '갑철수', 'MB아바타' 등을 운운하며 날을 세웠다.

토론 막바지에는 안 후보가 홍 후보를 쳐다보지 않고 카메라만 보며 질문을 하는 등 감정을 자극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홍 후보는 이에 대해 "초등학생 수준"이라고 응수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한 색깔론 공세도 여전했다.

그런데 후보자들의 여전히 수준 낮은 선거 유세 속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 바로 유권자들의 인식이다.

색깔론은 매 대선 때마다 등장했지만, 이번에는 잘 먹혀들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색깔론은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후보에게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언론과 일부 대선후보들이 내세우는 '안보위기론'에도 불구, 한반도 안보문제와 외교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후보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문 후보가 크게 앞서고 있다.

색깔론이 통하지 않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촛불시민혁명'의 정신을 꼽는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핵될 만큼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 있기 때문이다.

중도보수층의 냉정한 판단력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건으로 목덜미를 잡으려는 시도는 노년층이나 일부 극보수층에게는 익숙하지만, 젊은이와 중도보수층에게는 효력이 약하다.

여기에 매번 선거에서 색깔론을 제기해온 기존 집권당이 정작 안보에서는 오히려 후퇴했다는 평가도 가세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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