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꼼수 경영’이 또 한 번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예대마진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인 데도 은행이 너무 금리장사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은행이 우대금리 축소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는 데서 잘 나타나고 있다.

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로 대출자산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근 대출금리 체계 모범규준 개정으로 가산금리 확대에도 제동이 걸리자 우대금리라도 없애 수익을 보전하겠다는 게 은행의 속셈이다. 그러나 이는 은행 고객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줄어드는 만큼 금융수요자편에서는 불이익이 아닐 수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출 규모 감소로 자금 조달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덜해진 만큼 우대금리 등의 혜택이 더 줄어드는 현실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으로 은행 간 금리 경쟁이 시작되면서 우대금리 축소기조가 계속 지속되기는 어려울 수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예컨대 케이뱅크가 금리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고 카카오뱅크 또한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은행들도 예금금리를 계속 낮게 유지하기는 어려운 처지이지 않는가.

은행은 경영의 근본적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글로벌 기준에 맞춘 우리나라 은행의 생산성 향상이 요청된다. ‘스마트 뱅킹’ 시대에 영업력 , 효율적 경영, 금리, 서비스 제고 등을 통해 경쟁력 제고는 필수적이다. 한국금융연구원 등 금융 당국에 따르면 미국 등 10개 주요국 은행원의 평균 연봉을 각 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 대비해 우리나라는 200% 정도로 조사 대상 10개국 가운데 중국(214%)에 이어 둘째로 높았다. 미국 은행원의 평균 연봉은 5만4760달러로 우리나라 은행원과 비슷하지만, 미국의 1인당 GDP(5만4412달러)가 우리나라의 2배에 가까운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한국의 은행원들이 미국 은행원 연봉의 두 배 가까이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국내 은행들의 ‘땅 짚고 헤엄치기’식 경영 행태인 예대마진 의존도를 줄이고 투자기법 향상 등을 통해 생산성 제고에 힘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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