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 소비심리 회복은 참으로 시급한 일이다. 수출 호조세에도 부진한 소비가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의 분기별 전기 대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부터 1%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분기별 성장률은 올해 1분기 0.9%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0.5%, 2분기 0.9%, 3분기 0.5%, 4분기 0.5%를 나타냈던 것에 비해서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회복과 기업들의 건설 ·설비투자 확대가 회복을 주도했지만 여전한 소비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하락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달 초 발표한 '한국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말하다' 보고서에서 한국경제가 역동성 약화, 방향성 상실, 불확실성 증폭 등으로 '성장판 조기 폐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과거와 달리 현재 경제주체들이 변화를 두려워하고 세계경제의 흐름에 대응하지 못해 신흥개발도상국들에 국가 위상도 밀려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업과 근로자들의 모험정신 상실, 소득 계층 간 갈등도 언급됐다.

시장에서는 대선이 끝난 지금 새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으로 당분간은 기대감으로 소비심리가 개선될 걸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재원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대선 이전부터 소비자심리 개선 비롯해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기에 정치적 불확실성 종결과 더불어 정권 초 재정확대로 단기적으로 경기회복세가 관측될 걸로 예상되는 게 뒷받침하고 있다.

물론 대외 여건은 그나마 호전되고 있는 건 다행이다. 한국경제 전망에 대한 청신호가 켜진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가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기관은 물론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기구까지 줄줄이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도 조만간 경제성장률 전망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은 경제성장률 상승과 수출 개선, 이에 따른 투자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KDI는 '2017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2.4%에서 2.6%로 0.2%P 올렸다.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한 공통 이유는 세계 경제 개선에 따른 수출 증대다. 세계 경제가 회복되며 우리 수출이 확대된 것이다. 올해 1~3분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9% 늘었다. 2011년 3분기 이후 22분기 만에 최대 증가율이고, 2014년 4분기 이후 9분기 만에 2분기 연속 수출 증가다. 수출 증가는 투자 확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경기 개선세가 여전히 충분한 수준은 아니며, 지속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공통 견해다. 소비 등 내수가 불안하고 대내외 위험요인이 산적했기 때문이다. 다음 달 들어설 새 정부가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며 내수를 살릴 대책을 새로 마련하고, 꾸준히 구조개혁·규제완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임을 주목해야겠다. 세계 경기 흐름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환경이기에 이럴 때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 주마가편이다. 그래야 경제적 효용도 커질 수 있을 것이다. ‘경제는 심리’라고 했다. 한국경제의 활로를 여는 데 문재인 정부는 소비심리 회복부터 불을 지피기 바란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