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최소 공동체다. 인간 사회가 유지되기 위한 ‘베이스 캠프’다. 그렇다. 한 사회가 안정되고 평화로우려면 가정이 바르게 서야 한다. ‘밥상머리 교육’만 제대로 되어도 살 만한 세상이 될 것이다. 효도와 어른 공경, 사제 간 도리, 이웃 배려, 생명 외경 등이 모두 담겨 있다.

고전 ‘대학’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먼저 닦고 집안을 잘 보살핀 뒤 나아가서 사회와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세계를 평화롭게 하라(修身齊家治國平天下)고 가르치고 있지 않는가.

그럼 어떻게 하면 가정을 바로 이끌 수 있을까. 주역에서 답을 구해보자. ‘주역’은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우며, 형은 형답고 아우는 아우다우며, 남편은 남편답고 아내는 아내다우면 가도(家道)가 바르게 된다(父父子子 兄兄弟弟 夫夫婦婦而家道正)”고 강조한다. 가족 구성원 간 제자리 곧 각자 본령에 충실하라는 경책이다.

가정은 남편과 아내, 자녀들로써 구성된다. 문제는 부부 사이도 그렇지만, 세대 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부모와 자식 관계가 원만해야만 가정의 미래가 밝다는 사실이다. 부모와 자식 사이는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맺는 인간관계이다.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가장 가깝고도 귀한 관계이다. 더구나 하늘이 맺어준 천륜(天倫)이기에 자기 마음대로 선택하거나 바꿀 수도 없는 절대적 관계이다. 그래서 ‘부자유친(父子有親)’이라고 했다. 가정윤리의 실천덕목인 오륜(五倫)의 하나로서 부모는 자식에게 인자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존경과 섬김을 다하라는 뜻이다.

삼강오륜 중에서도 첫째로 꼽는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친애(親愛)함이 잘 유지돼야 가정생활이 원만해지고 사회가 좋아지며 문화도 발전한다. 따라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가정이라는 공동체를 번영하게 하고, 사회 문화를 발전하게 하는 집단윤리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상은, 중국 전한 때 유학자 동중서(董仲舒)가 공자·맹자의 교리에 바탕을 둔, 삼강오륜을 논한 그의 저서 ‘춘추번로(春秋繁露)’에서 유래됐다.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오랫동안 인륜의 실천덕목으로 존중돼 왔다. 1431년(세종 13)에 편찬한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에 실려 있고, ‘악장가사(樂章歌詞)’에도 ‘오륜가(五倫歌)’로 실려 있다.

가정 해체 급증 시대에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아야겠다. 세상 평화의 시발점이다. 행복을 저축하는 것이다. 지구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유엔도 가정의 화목에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다. 1993년 유엔 총회에서는 매년 5월 15일을 '세계 가정의 날'로 정했다. 바로 오늘이다. 지구촌 시대, 동서양, 세대를 초월해 모두 가정으로 돌아가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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