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일본·동남아 등 대체노선 공격적인 확대 주효
FSC, 5월 황금연휴·IT제품 수출 호조 등 수요 증가

이스타항공(사진 왼쪽부터)과 제주항공 여객기. 사진=각 항공사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올 1분기 저비용항공사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이 가시화되면서 중국 여객 수요에 의존한 대형항공사는 영업이익이 줄어든 반면 노선 다각화를 꾀한 저비용항공사(LCC)의 영업이익은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LCC가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여객 수요를 일본과 동남아 등 대체 노선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은 1915억원으로 전년동비대비 40.8%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영업이익 263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27% 줄었다.

이 같은 대형항공사의 실적 부진은 중국의 사드보복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3월 중국 당국이 한국 여행 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내·국제선 여객수는 사드 관련 중국 정부의 한중간 여행규제 영향으로 전년동월대비 2.2% 증가에 그쳤다.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수는 전년대비 6.2% 늘어난 472만명으로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율이 한자리대로 낮아졌다.

김포와 김해 등 나머지 공항은 중국 비중이 높아 여객수가 11.3% 감소했다. 인천공항의 중국노선 여객수는 38.9% 줄며 3월(-16.3%) 대비 감소 폭이 두 배 이상 커졌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항공사별로는 중국규제에 가장 노출된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유임 여객수(정상운임의 25% 이상을 지불한 승객)가 전년동월대비 8.0% 줄어들며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며 "대한항공 역시 3.2% 감소해 대형항공사 모두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반면 LCC는 국제선 유임 여객수가 47.1% 증가하는 등 강세를 이어갔다. 중국노선 여객실적은 부진했지만, 일본과 동남아 등 근거리 노선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

최 연구원은 "LCC는 중국노선 비중이 제한적이고 노선변경의 속도가 빨라 대형항공사보다 수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해외 자유여행이 확산되고 저비용항공사의 공급확대가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면서 여객수요는 구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형항공사들의 2분기 실적은 양호한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이달 초 연휴 기간 항공 여객수가 급증한 데다, IT제품 수출 호조로 항공화물 수요 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는 항공 여객의 성수기인 데다, 4분기에는 10월 긴 공휴일은 물론 항공화물 성수기여서 대형항공사의 실적은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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