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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형 칼럼]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경제정책장안대학교 교수·경제학 박사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은 참신한 느낌을 준다. 불통의 시대를 접고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임 대통령 탄핵까지 초래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소통 없는 권위주의 때문에 발생한 게 아닌가. 취임 때부터 야 4당 지도부와 국회의장을 만나는 일부터 한 새 대통령의 행보는 우리에게 신선한 소통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그동안 갈등과 대립을 봉합하고 사회통합에 역점을 두겠다는 새 대통령의 의지 표명도 환영할 일이다.

■ 일자리공약 정부지출 확대경계

일자리위원회와 일자리 수석실을 설치해 일자리 창출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도 기대된다.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고는 소득격차와 소비부족으로 인한 저성장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늘리고 근로시간을 단축하며 고용의 질을 높이겠다는 정책방향은 큰 틀에서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공무원 17만 4천개를 포함해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창출하겠다는 것은 정부지출만 증가시킬 우려가 크다. 일자리 창출은 근본적으로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통해 민간부문에서 이뤄져야 생산과 소득의 증가를 가져오고 국민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은 생산과 소득의 증가는 없이 국민혈세만 낭비하고 재정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민간부문에서 좋은 일자리가 생기도록 해야 한다. 각종 기업규제를 개혁하고 창업환경을 개선해 기업의욕을 부추겨야 한다. 강성노조 문화도 개선돼야 한다. 해외로 이전한 제조업체들을 국내로 다시 돌아오게 유인하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각종 복지정책 확대 공약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노령화 시대, 저출산 문제 등으로 각종 복지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08년 세계적인 불황에도 한국은 재정이 견실하다고 인정을 받아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는 복지지출 확대로 정부부채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서 복지지출이 더욱 과대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크게 걱정된다. 과다한 복지비 지출로 재정의 안정성이 훼손되면, 그리스의 정부파산과 같은 재앙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민간주도 고용활성화에 초점을

우리나라는 소득수준 3만 달러를 아직도 달성하지 못했는데, 복지비 확대에 대한 욕구가 지나치게 강하다. 유럽의 복지국가와 비교해 복지지출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안일한 생각이다. 선별적 복지정책으로 정부지출의 급격한 증대를 막아야 재정의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 과도한 복지정책과 방만한 정부지출의 증가는 국가경제를 붕괴시키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브라질, 베네수엘라, 그리스 등 여러 나라들의 사례를 통해 배워야 한다.

국가채무의 급격한 증가 요인 중 하나인 공무원연금도 개혁돼야 한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직업에 종사하는 공무원들의 퇴직연금 적자를 세금으로 보충한다는 것을 일반 국민들로서는 납득하기 어렵다.

재벌 그룹들에게 지나치게 경제력이 집중되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 재벌의 불법 경영승계, 황제경영, 부당특혜 등은 근절돼야 한다. 그러나 기업지배구조에 대해서는 글로벌 기준에 어긋나지 않으면 경영환경에 따른 유연성을 보장해줘야 할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지 않는가.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가 투자기업의 경영상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도입으로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지배구조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복지비 확대를 위한 증세로서 법인세 인상문제도 신중해야 한다. 기업들의 탈 한국을 부채질해 일자리 창출에 역행할 수 있다. 미국 등 경쟁국가들도 기업경쟁력 향상을 위해 법인세를 인하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 기업가정신지수가 1995년 117이었는데 2013년 66으로 급속히 하락하고 있는 점을 봐도 법인세 인상은 기업의욕을 상실케 하고 고용증대에 부정적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새 정부는 정부주도적인 일자리 창출과 지나친 복지비용 확대가 장기적인 경제성장 동력의 구축에 큰 도움은 주지 못하면서 재정의 건전성만 해치고, 그 결과 국가경제의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려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기업규제 혁신과 기술과 인적자원의 확충, 신뢰와 법치주의 확립 등으로 성장동력을 튼튼히 구축하고, 기업의 투자의욕을 유인하는 것이 국가경제의 발전과 더불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올바른 길이다.

유석형 장안대학교 교수·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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