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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논단] 아름다운 대선승복이동환 미국동양학대학교 前교수
  • 일간투데이
  • 승인 2017.05.16 10:27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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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졌던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종료됐다. 선거기간에 지지율 득세에 따라 후보 상호 비방전과 네거티브의 강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상대방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투견처럼 물어뜯는 앙금이 있어 향후 협치(協治)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승자의 취임식에 참석하고 싶어 하는 낙선자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명분을 앞세워 해외로 떠나는 경우를 가끔 보아 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로 어떤 후보자는 선거 후 휴식 차 이미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의 경우 대선 출마자들은 후보로서 마지막 정치적 결승이라는 인식이 내재돼 있어 낙선하면 대부분 정치를 떠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클리블랜드, 닉슨, 힐러리, 김대중, 김영삼, 이회창 등등 이들은 대통령 후보 재수생들이다. 민주주의가 성숙한 미국은 깨끗이 승복하고 승자에게 덕담을 건네는 모습을 많이 보아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낙선하면 좌절하고 부끄럽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선거의 역사가 축적되면서 낙선자의 처신도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대선 패배 후 올바른 처신 행위로 기억나는 것은 1992년 직선제 선거에서 낙선한 김대중 후보는 정계 은퇴 성명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또다시 국민 여러분의 신임을 얻는 데 실패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저의 부덕의 소치로 생각하며 패배를 겸허한 심정으로 인정합니다. 저는 김영삼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바입니다. 저는 김영삼 총재가 앞으로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성공하여 국가의 민주적 발전과 조국의 통일에 큰 기여 있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로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평범한 한 시민이 되겠습니다. 이로써 40년의 파란 많았던 정치 생활에 사실상 종말을 고한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그간 국민 여러분의 막중한 사랑과 성원을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하해 같은 은혜를 하나도 갚지 못하고 물러나게 된 점 가슴 아프고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중략)

김대중 후보자의 아름다운 승복(承服)의 모습을 지켜본 국민은 부덕의 소치로 패배하였음을 깨끗하게 인정하는 처신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승복의 아름다운 모습이 민주주의 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번 대선에서 낙선한 4명 중 아름다운 승복의 모습을 보여준 후보가 유승민이다. 그는 패배를 인정하고 다음과 같이 승복 선언을 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치열했던 대선이 끝났습니다. 이제 우리는 모두 다시 하나가 되어 이 나라 국민을 지키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아까, 문재인 후보와 전화로 얘기를 나누었고, 축하드렸습니다.

저에게는 힘들었고 때로는 외로웠습니다. 그러나 저를 지켜주신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더 좋은 정치로 보답하겠습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감동인가. 승자를 축하하고 자신을 지지해주는 분에게 감사할 줄 아는 패자의 모습이 국민에게 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승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유 후보자는 대통령 취임식에도 유일하게 참석했던 인물이다. 유시민 패널은 “유승민 후보의 승복 선언이 가장 정상적으로 보였다”라고 했다.

유 후보자는 새누리당에서 탈당, 20명의 의원으로 바른 정당을 창당해 대통령 후보자로서 유세 기간에 국민에게 정책과 비전, 따뜻한 보수의 철학을 제시했고 또,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준 후보였기에 국민은 절대 버리지 않을 것이다.

대선 패배 후 후보자들은 패자의 처신에 대해서 국민이 관심 있게 보고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차기 대선에서 재수하지 않겠다면 관계없지만, 정치판의 형세는 어떻게 변화할지, 누구에게 유리하게 전개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대통령 후보자의 이미지는 국민에게 매우 중요하다. 낙선된 후보자는 후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의 역할을 잠시 늦출 뿐이다. 국민은 낙선 후의 처신까지 일거일동의 모습을 기억한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동환 미국동양학대학교 前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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