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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호탄 오른 검찰개혁
대대적 검찰개혁의 신호탄이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법무부와 검찰 고위간부들의 만찬을 둘러싼 의혹 감찰을 직접 지시한 것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 제도 개선과 별도로 인적 쇄신 형태의 검찰개혁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돈봉투 만찬' 파문에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이 18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지만, 돈봉투 만찬에 대한 법무부와 대검찰청 차원의 감찰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검찰 인사가 매우 큰 폭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 의지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인적 쇄신'으로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와 검찰은 이 돈의 출처를 특수활동비로 마련한 격려금이라며 국정농단 사건 같은 대형사건 수사가 끝나면 수사비 명목으로 격려금을 지급하는 것은 오랜 관행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청와대는 감찰조사를 통해 이 격려금의 출처와 제공 이유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기에 조사에 따라선 일파만파 파장을 몰고 올 것은 불 보듯 훤하다.

사실 이번 일이 아니더라도 각 부처의 특수활동비 편성 및 지출은 투명하게 재정립돼야 한다. 특수활동비는 ‘정보 및 사건 수사나 이에 준하는 국정활동 수행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뜻한다. 국회 제출 예산안에 부처별 총액만 편성하고 세부 명세는 밝히지 않아 정확한 용처를 알기 힘들다. 수령자가 서명만 하면 사용처를 보고하지 않아도 되고 영수증 없이도 쓸 수 있어 ‘눈먼 돈’으로 불린다. 올해 법무부와 검찰에 책정된 특수활동비는 약 287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예산을 사용한 검찰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수사했기에 행태가 미덥지 않았다. 검찰 수사에서도, 특검수사에서도 그가 살아남은 이유는 검찰 내 ‘우병우 라인’이 건재하기 때문이라고 많은 이들이 믿고 있다. 이러니 검찰 내부에선 “박 전 대통령 수사보다 더 어려운 게 우병우 수사”라고 자조섞인 말이 나오지 않았던가.
검찰총장의 임기를 2년으로 정한 것은 권력의 외압에서 벗어나 공정하게 검찰권을 행사하라는 취지다. 하지만 1988년 임기제가 도입된 이래 6번의 권력 교체기를 겪으면서 임기를 채운 검찰총장은 아직 한 명도 없다. 새 정권이 들어서면 잔여 임기에 상관없이 옷을 벗었다. 한국 검찰의 불행한 역사다.

검찰 개혁은 청와대와 법무부, 검찰 등의 이해가 엇갈려 어려운 과제다. 검찰 일각에서는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출신으로, 그간 검찰 개혁을 역설해 온 조국 신임 민정수석의 등장으로 수사권 및 영장청구권 등 경찰 및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등과의 기능 재조정이 불가피해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수사·기소권 분리는 검·경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서는 쟁점이다.

여하튼 정치·검찰 개혁의 본질은 무소불위의 기득권 내려놓기와 직결된다. 따라서 그 개혁은 그들의 집단 반발을 잠재울 수 있는 정권 초반에 이뤄져야 제대로 된 결실을 볼 수 있다. 개혁에도 타이밍이 있다. 지금이 적기다. 물론 분명한 것은 개혁의 목적이 정권이 아니라 국민에 봉사하는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점이다. 법치의 상징 같은 검찰이 바로서야 국정도 바르게 운영된다. 전제가 있다. 국민 합의가 우선이다. 정권 안정을 위해 권력의 칼을 악용해온 전철을 답습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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