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콤나드조르 “운영자 등기 정보 부실 탓”
중·러 정보국 사이 불협화음 있었다는 암시

[일간투데이 류재복 기자] 전 세계 9억여명이 사용하는 중국 최대 메신저 서비스 위챗(중국명 웨이신·微信)이 최근 러시아에서 차단됐다고 중국 관영 신화사가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통신감시청인 로스콤나드조르는 위챗 운영자의 등기 정보가 부실해 지난 15일부터 러시아 내에서 서비스를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관련 규정에 따르면 외국 기업 등이 러시아에서 정보통신사업을 하기 위해선 명칭·소재지·세무 자료 등 기본 정보를 제출해야 하는데 위챗의 경우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한다. 신화사에 따르면 러시아 감시청은 위챗 운영 업체인 중국 텐센트(중국명 텅쉰·騰訊)가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검토를 거쳐 차단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위챗 차단은 이용자 정보를 둘러싼 갈등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지난 2일 위챗과 같은 이유로 블랙베리 메신저(BBM), 네이버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 프로그램을 차단했다. 감시청은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비즈니스 인맥 관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트인(Linkedin)이 개인정보 관련 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폐쇄했다.

중국 환구시보는 “러시아 측에 따르면 중국이 러시아에 설치한 (서버 등) 설비에 대한 접근과 러시아 정보부처의 이용자 정보를 접근 요구가 허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메신저 정보를 둘러싼 중·러 정보 당국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암시다. 베이징에서 최근 개최된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정상회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한 중국은 이번 폐쇄 조치로 당황한 모양새다.

위챗의 개발사인 텅쉰사는 “러시아가 위챗 서비스를 차단한 데 대해 주목하고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러시아 당국과 규정에 대한 이해가 달라 관련 부문과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이쥔(程亦軍)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연구실 주임은 “기업 관련 법률과 비즈니스 문제”라며 “주말로 예정된 중·러 정상회담에서 정치적 갈등으로 커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위챗은 중국에서 단순한 메신저 어플리케이션 이상이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위챗페이, 페이스북과 유사한 모멘트(중국명 펑유취안·朋友圈), 각종 생활 편의 서비스 등을 포괄하는 생활 필수품이다. 2011년 2분기 280만명으로 시작한 위챗은 지난해 말 월간 실 사용자수(MAU) 8억8900만명을 기록했다.12억 명으로 추산되는 왓츠앱과 페이스북 메신저에 이은 세계 3위의 메신저다. 러시아에서의 위챗 사용자 숫자는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산업 연구기관 ARK인베스트는 “2020년엔 이용자 수가 페북 메신저 20억명, 왓츠앱 15억명, 위챗 14억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역시 인터넷 통제로 악명이 높다. 한국인 다수가 사용하는 카카오톡의 경우 중국에서는 회원정보 수정 등이 안되는 반(半) 차단 상태다. 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 등도 사이버 주권을 내세워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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