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욱신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삼성전자의 5월이 숨 가쁘게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슈퍼호황은 올해 내내 계속될 전망이고, 지난해 갤럭시노트7 조기 단종으로 어려웠던 스마트폰도 신작 갤럭시S8 출시와 함께 정상궤도로 들어서고 있다.

과거의 성취에만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위한 준비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반도체 부문내에서 파운드리 사업부를 독립 조직으로 분리시킴으로써 시스템LSI사업부와의 이해상충으로 인한 고객사들의 불안감을 해소했다. 이 부문 1위 업체인 TSMC를 추격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지난주에는 OS 타이젠 개발자 콘퍼런스를 통해서 스마트폰 분야에서의 미미한 존재감을 대신해 새로운 사업기회인 IoT(사물인터넷) 분야에서 분발과 도약을 다짐했다.

이에 더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각광받는 스마트카 분야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달 초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도로주행 임시 허가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지난 19일에는 전장업체로서는 처음으로 5GAA(5G Automotive Association) 이사회 멤버로 선임됐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이동통신 분야의 우수한 기술력에 세계적인 전장업체 하만 인수가 더해지면서 이뤄낸 성과란 평가다. 이로써 스마트카 분야의 표준을 정립하고 더 나아가 5G시대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기반을 다지게 됐다.

삼성은 1950년대 삼백(三白, 설탕·밀·면화)산업을 시작으로, 1980년대 반도체, 1990년대 휴대폰, 2010년대 스마트폰 등 당대가 요구하는 전략 상품을 민첩하게 파악해 내놓음으로써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뤘다. 삼성이 세계적인 위상의 글로벌 기업으로 커 가는 동안 우리나라 경제도 세계가 놀랄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삼성의 성장이 국민 경제 전반의 향상과 연동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늘었다.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확보한 안정적인 수익으로 주주에게는 배당금을, 근로자에게는 급여를, 정부에는 세금을 제공하는 것이 기업의 사명이라는 측면에서는 과중한 책임지우기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동시에 국민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이 대규모로 투입된 만큼 사회적인 요구에 부응해야 할 책임도 있다. 경제민주화와 국민성장을 모토로 한 새 정부 아래서 삼성전자의 과감한 새로운 먹거리 산업 투자가 국민 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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