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제공 = 최운열 의원실>

[일간투데이 곽정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정부가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 '일자리' 크게 '경제 살리기'이다.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실업률 감소, 공공일자리 81만 개 창출 등 모든 정책의 중심에 경제살리기에 집중되어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20대 국회에서는 '초선'이란 수식어를 들고 나온
경제 전문가 '최운열'의원과 현 경제상황과 앞으로 우리 경제의 부흥을 위한 길을 모색해봤다.


'의원님'이라는 수식어가 아직은 어색한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부교수부터 시작해서 경영대학원 원장, 부총장까지 학자의 길을 걸어온 학자다.

최 의원은 인터뷰 시작 전 "10년 동안 국민이 목말라 있던 상황이 해소됐다. 정권교체, 목표달성 등 처음에 국회에 올 때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같은 형태의 정부가 한 번 더 들어서면 우리나라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어떤 것을 희생하더라도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것이 최대 봉사라고 생각했는데 그 목표를 달성했으니 국회에 온 목표는 달성했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에 대해서 진단 및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는 것이 좋은지 의견을 듣고 싶다.

- 우리나라 경제는 진영을 떠나 매우 어려운 시기다.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아우르지 않으면 절대로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 이 시대에서 경제문제를 한 극단의 방법으로 푸는 것은 불가능하다.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의 시각에서 재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재벌의 순기능을 살리고 역기능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인사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김광두 서강대 교수, 공정거래 위원장에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 청와대 정책실장에는 장하성 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를 임명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 2015년 7월부터 국가미래연구원·경제개혁연구소·경제개혁연대 합동토론회를 운영했다. 우리사회가 제대로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양식 있는 학자들이 모여서 보수와 진보가 어떻게 하는 것이 이 사회를 위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보수·진보 대 토론회를 해왔다. 그 대표가 김광두 교수, 장하성 교수, 김상조 교수다. 이 토론회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토론자로 참석했었고 안철수 후보도 참석했었다. 장하성, 김상조 교수가 등장하니 재벌들이 긴장한다는 기사가 많이 나오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재벌은 재벌 나름의 역할이 있다. 그게 지금까진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있기에 이걸 바로잡긴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사회가 망가진다. 이와 같은 것을 바로잡는 한쪽에는 김광두, 한쪽에는 장하성, 김상조를 둔 것은 조화를 잘 이룬 인사라고 생각한다.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민간기업 일자리 20만 개 창출 등이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공약인데, 이에 대해 실질적 경제관점에서 평가해달라.

- 기본적으로 일자리 부분은 기업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데 민간 기업의 구도가 왜곡돼서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당장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170~180만 명이다. 이런 사람들 위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공공부문의 일자리는 당장은 필요하다고 본다. 기존의 경제구도 속에서 일자리를 만들려면 노동 개혁을 통한 근로시간 단축, 임금 구조조정, `동일 노동, 공정 임금`, 새로운 산업 생태계 만들어야 한다.

▶ 노동 개혁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필요하다.

- 근로 시간 단축부터 살펴보면 뭘 새로 만들 필요 없이 현재 규정된 근로기준법만 잘 지키면 된다. 현재 근로 기준법에 따르면 일주일에 52시간 이상 못하게 돼 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당시 주 5일제가 시행됐으니 실질적 일주일 일하는 것은 5일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상식인데 이때 관료들이 하루에 8시간씩 7일 56시간에 추가로 12시간 일할 수 있다고 해서 68시간이 가능하다는 잘못된 유권해석을 내놨고 그게 14년째 내려왔다. 근데 이게 기업은 기업대로 즐기고 근로자는 근로자대로 즐긴다.

▶ 기업은 기업대로 즐기고 근로자들은 근로자대로 즐긴다는 게 무엇인가.

- 기업은 따로 정규직을 뽑는 것보다 기존의 자사 근로자에게 수당 50%만 더 주면 한 사람을 새로 뽑는 역할을 하니 낫고, 근로자들은 돈을 더 많이 버니 즐기는 것이다. 정부는 유권해석을 잘못한 것을 시인하면 문책이 오니 그것을 덮으려고 하는 것이고 이 왜곡된 해석을 모두 즐기고 있다.

법대로만 집행해서 현행 68시간 일하는 것을 52시간으로 줄이면 당연히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 근로자들도 초과수당을 희생하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지금 받는 월급은 줄이지 않는 대신 휴일근무, 추가수당을 줄이면 기업들도 52시간으로 낮추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렇게 만하면 새로운 정규직 일자리 1개가 더 생긴다.

▶ 각 주체가 모두 희생해야 한다는 것은 좋다. 그러나 각종 물가 등에 의해 기존의 월급으로 생활이 힘들거나 불가능 한 부분은 어떻게 하나

- 이래서 정부도 나서야 한다. 정부가 통신비, 주거비, 양육비, 사교육비 등 문제를 정책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계속 생기면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소비유발 효과는 커진다.

▶ 현재 사드로 인해 중국과 단교수준까지 갔다가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조금씩 숨통이 틔고 있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다른 나라에도 활로를 개척하자’는 입장과 ‘실질적으로 중소기업들이 단기간에 다른 나라로의 활로 개척은 말이 쉽지 실제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이 문제를 바람직하게 해결할 방안이 어떤 것이라고 보는지

- 시스템리스크라는 것이 있다. 무엇이든지 한곳에 집중되면 이 자체가 조직 전체의 위험으로 커지는 것을 말한다. 노르웨이의 노키아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다. 노키아가 한창 잘나갈 때 노르웨이 전체 수출의 약 40%를 차지했다. 주식시장에서는 50%가 넘었다. 문제는 기업이 잘 나갈 때는 좋은데 안되면 나라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노르웨이도 노키아가 휘청거리자 나라 전체가 휘청거렸다.

경제도 그렇고 모든 것이 한군데에 의존도가 높으면 국가적으로 위험하다. 현재 수출을 보면 대 중국무역이 40%가 넘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사드 문제를 넘어 전체적 관점에서 보면 평소에도 대외 수출에 대해 다변화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직접 다른 해외에 나가 수출로 발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런 것을 도와주는 게 코트라(한국무역공사)이다. 중소기업들은 그런 채널을 잘 활용해야 하고, 궁극적으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경제민주화에서 주장하는 것 중 하나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정경쟁 풍토도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관건이다.

▶ 사드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리하는 게 현명하다고 보나

어느 한쪽의 입장에서만 서서 풀 수는 없다. 국회 비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국회의 동의는 필요하다. 그렇게 해서 국회에 공을 놓아 `사드배치`가 통과됐다고 하면 중국이 시비 걸지는 못할 것이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는데 국회에서 안됐다. 미안하다`고 하면 중국이 할 말이 없지 않은가. 이미 한국에 들어와서 설치 다 하고 있는데 (사드배치 중단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중국에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 1시간 30분여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최 의원은 어렵기만 한 경제문제를 너무도 쉽고 명쾌하게 풀어 지면상의 한계로 다 담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그는 인터뷰 내내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각 이익집단의 각자 입장을 내세우기 때문에 대립이 생기니, 허심탄회하게 한 테이블에 앉아서 대화를 통해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면서 풀어나가면 경제문제는 저절로 풀릴 것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 최 의원은 어느 한 입장에서 '내가 맞고 네가 틀리다'가 아닌 전체를 종합적으로 아우르면서 한국 경제의 난관 돌파 해법을 경쾌하게 풀어나갔다. 인터뷰 내내 그가 강조한 것은 '대화', '협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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