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가보고 싶은 여행지 1호로 사랑받는 단양 8경의 제 1경

▲ 도담삼봉의 별칭을 아시나요!, 첩봉-남편봉-돌아앉은 본처봉

[단양 도담삼봉=일간투데이 이상숙 기자] 5월 빛 좋은 날에, 초목들이 웅성웅성 들썩인다. 이파리마다 고민의 무게만큼 가지에 매달고, 하늘 향해 쑥쑥 키를 올리고 있다. 산들바람에 찰랑거리는 강물. 단비가 내린 뒤끝이라 잎새들은 ‘에메랄드 빛’ 윤기로 반들거린다. 푸른 하늘엔 둥글둥글한 뭉게구름이 흩어졌다가 합치기를 거듭하며, 나풀나풀 떠다닌다.

충북 단양군 매포읍 하괴리에 위치한 도담삼봉(島潭三峯)은 단양 8경중 제 1경. 5월 이맘때가 되면, 관광객 마중으로 가장 분주하다. 일년 중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오기 때문. M여행사 가이드는 말한다. “5월 신록과 어우러진 풍광이 가장 아름답기 때문이죠”

2009년 9월 9일 명승 제 44호로 지정된 ‘도담삼봉’의 전설과 매력을 알아본다.

 

▲ 액자 모형의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면, 도담삼봉을 한 컷에 담을 수 있다.

■ 독특한 별칭… 첩·남편·돌아앉은 본처

단양시내 북쪽 13㎞ 지점. 한강 본류인 매포읍 도담리에는 강비린내 나는 남한강의 물길위에 도담삼봉이 떠있다.

충주댐의 완성으로 약 3분의 1이 물에 잠기게 되었지만 8경중에서 으뜸으로 치는 봉우리 섬. 단양시내로 진입하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관광객의 방문이 용이하다.

봉우리 둘레의 수심은 약 7m. 강폭은 150m다. 강 가운데 기암으로 형성된 봉우리 셋이 6m 높이의 절벽으로 솟아있다.

각자의 명칭이 특이하다. 중간에 위치한 가장 큰 봉우리가 ‘남편봉’. 그 오른쪽에 있는 봉우리는 ‘돌아앉은 본처봉’. 아들을 얻기 위해 첩을 둔 남편이 미워, 돌아앉아 있는 형상이라나. ‘남편봉’ 왼쪽에 있는 봉우리는 ‘첩봉’이다.

봉우리들이 하나같이 남쪽을 향해 기웅뚱 기울어져 있다. 그 쪽에서 올 반가운 손님을 기다리기나 하는 듯한 표정이다.

거울처럼 잔잔한 강물위로 인근 풍경이 그림처럼 박혀, 남한강은 연초록물로 흐르고 있다. 가끔 강위를 미끄러지는 수상스키와 모터보트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강줄기를 시원하게 가른다.

정도전이 즐겨 찾았다는 ‘남편봉’의 허리춤에 터 잡은 수각(정자)은 사료(전설)에 따라 원형 복원했다. 그러나 파손을 우려해, 관광객의 접근은 차단한다.

▲ 정도전의 숭덕비

■ 도담삼봉과 정도전

도담삼봉과 이웃한 단양읍 도전리에서 태어난 소년 정도전. 어느 해 단양과 정선이 팽팽한 기싸움을 하고 있었다.

사건인 즉, 도담삼봉은 원래 정선에 위치해 있던 봉우리들이다. 그러나 어느 해 여름 홍수가 나면서, 급물살에 휩쓸려 떠내려온 도담삼봉이 단양군 매포읍에서 멈춰버렸다. 지금 위치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정선 사또가 단양 사또에게 도담삼봉에 대한 부동산세금을 달라고 요구했다. 찍소리 못하고 매해 세금을 주면서도, 뭔가 억울하다는 생각으로 골머리를 앓던 단양 사또. 그때 소년 정도전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정선 사또에게 “도담삼봉이 우리 좋으라고 매포읍으로 온 게 아니다. 저 섬이 단양의 물길을 막고 있어 오히려 우리가 피해를 보고 있다. 그러니 봉우리가 필요하다면 정선 사또께서 도담삼봉을 도로 정선으로 옮겨 가시라”고 요청했다.

거대한 봉우리를 사람의 힘으로 움직일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이후 정선 사또가 더 이상 세금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또 하나, 성인 정도전의 이야기. 이조 개국 공신 정도전이 별곡리에 은거할 때였다. ‘남편봉’ 중턱에 위치한 수각(정자)으로 자주 찾아가 풍광을 음미하며 풍월을 읊었다. 그 곳이 좋아, 호마저 ‘삼봉’이라고 지었다. 그만큼 도담삼봉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고 했다.

▲ 정도전의 동상. 그 뒤로 도로변의 하늘다리가 보인다. 도담삼봉에서 단양군청으로 이어지는 보행자 및 자전거 전용도로.

■ 조선시대 다수 문인·화가에게 사랑받아

단양군청 관광과에 따르면 매년 도담삼봉을 찾는 관광객의 수는 150만명. 탐방 이유로 “기암이 독특하다” “5월 신록 때 기암이 더 아름답다” “단양 시내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정도전뿐 아니라 시인 묵객의 흔적을 찾고 싶다” 등 기대감은 다양했다.

도담삼봉은 600여년전에 활동했던 시인묵객에게 영감을 제공하는 불멸의 명승지로 꼽혔다. 조선시대 다수의 문인과 화가들에게 작품 소재가 됐던 것.

삼봉 정도전(1342~1398), 퇴계 이황(1501~1570), 다산 정약용(1762~1836), 추사 김정희(1786~1856) 등 조선시대 문인들이 도담삼봉을 주제로 다수의 시문을 남겼다.

그뿐 아니다. 조선 후기 때 일세를 풍미했던 최북(1712~1786), 김홍도(1745~1806), 이방운(1761~미상) 또한 도담삼봉을 화폭에 옮겨, “어떤 곳일까. 죽기 전에는 꼭 가봐야지”하는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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