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5 공동선언 17주년 공동기념행사를 준비하는 6ㆍ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도 대북 접촉을 신청한 상태다. 통일부는 이번 주 이 단체의 대북접촉 신청을 승인할 가능성이 높아 이명박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마지막 기념행사가 열린 뒤 9년만에 공동행사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민간 차원이라고 해도 6ㆍ15 공동선언 기념행사 자체가 정치적 색채가 짙은 행사여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남북교류가 장기간 단절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긴장을 완화해 평화와 협력의 물꼬를 터야 한다. 하지만 북한에 잘못된 사인을 보낸다면 그것이야말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북핵 위협은 가중되고, 북한의 공갈에 휘둘리는 일이 반복될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자칫 한·미동맹까지 손상을 받을 수 있다.
집권 초 대북군사공격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언해온 트럼프 정권 외교안보라인의 최근 움직임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이 그동안 북한과 대화의 조건으로 내걸었던 비핵화보다 한발 물러선 것이다. 즉 비핵화와 관련된 '선(先)조치 후(後)대화'의 입장에서 북한이 현재의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다면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으로 읽혀질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북핵 문제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제재 약화를 가져오는 행동을 할 수는 없는 일인 것이다. 그러나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국면 타개 시도는 해볼 만하다. 경우에 따라 미국에 대해서도 북핵 문제 해결과정에서 한국의 입지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할 것이다. 북‧미간의 줄다리기를 방관만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물론 무엇보다 북한의 태도변화가 선결요건이다. 북한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에도 미사일 발상 등 도발을 감행한 것은 스스로 입지를 좁히는 일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더욱 강화될 수 있는 이유만 더 커진 것이다. 북한은 일체의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길로 나오는 일밖에 없다. 북한은 대한민국이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국민의 생명과 안보를 지켜 나갈 것이라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김정은 정권은 벼랑 끝 전술이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다는 사실도 직시해야 한다.
일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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