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총수주액 1227억달러·한화 138조원 기록
이란 등 59개 국가서 총 821개 프로젝트 수행
첫 해외수주부터 현재까지 숨은 '뒷 이야기'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현대건설이 1966년 첫 해외 건설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현재까지 해외에서 거둬들인 매출액은 1227억달러. 우리 돈으로 137조7308억원에 이른다.

2013년 해외수주 누적액 10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59개국가에서 821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처럼 해외에서도 '건설신화'를 선도한 주역 현대건설이 지금까지 해외에서 걸어온 길을 살펴본다.


■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1966∼1968년)

현대건설은 1966년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수주를 따내며 국내건설사 첫 해외 건설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현대건설이 처음 태국에 가지고 갔던 장비는 재래식 도로공사에서 사용하던 구식의 노후장비였다. 태국은 비가 많은 나라여서 모래와 자갈이 항상 젖다 보니 아스콘이 생산되지 않았다. 정주영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 "건조기에 비싼 기름 때면서 말리지 말고 골재를 직접 철판에 놓고 구워라"고 지시한 일화는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 사우디 주베일산업항(1976∼1978년)

현대건설은 1976년 20세기 최대의 역작이라 불리는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 수주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을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여기여 쓰이는 모든 자재는 국내에서 제작해 해상으로 운송했다. 30m 파도에 흔들리면서 500t짜리 철구조물(자켓)을 한계 오차 5㎝ 이내로 설치해 미리 제작한 빔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었다.

■ 이란 사우스파 가스전 개발 4·5단계(2002∼2004년)

현대건설이 2005년에 완공한 사우스파4ㆍ5단계는 완공기준으로 국내 건설사의 해외 플랜트 수주 사상 단일 규모로는 최대(16억달러)다. 현대건설의 기술력과 공사기간 준수 등에 신뢰한 이란 하타미 대통령은 "사우스파 전체가 완공될 때까지 현대건설은 절대 이란을 떠나서는 안 된다. 이곳에 남아 나머지 공사도 모두 수행해 달라"며 눈시울을 붉힌 사실은 유명하다.

■ 싱가포르 주롱 해저 유류기지(2009∼2014년)

현장의 가장 큰 어려움은 높은 압력으로 용출하는 지하수였다. 굴착 전 차수작업을 진행시키는 프리그라우팅(Pre-Grouting) 방식 대신 작업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유출 수량을 어느 정도 감소시킨 후 굴착을 진행하고 차수 작업을 마무리하는 포스트 그라우팅(Post-Grouting) 작업을 택했다. 이런 과정에서 프리그라우팅 위주의 차수 방식을 선호하는 발주처 측 기술 회사와 의견 대립이 있었으나 기술회사를 지속적으로 설득했고 결국 효과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 카타르 국립박물관(2011∼2017년)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316개의 원형패널이 뒤섞여 지붕을 이룬 기하학적인 형상으로 세계 건축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보인다. '사막의 장미(Sand Rose)'로 불리는 응결체와 추상적인 개념을 현실화시킨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비정형 건축물로 그야말로 불가능에 가까운 프로젝트였지만, 현대건설은 카타르 도하 도심에 국립박물관이라는 랜드마크 건설에 성공했다.

■ UAE 미르파 담수 복합화력발전소(MIRF) 현장 (2014∼2017)

전력분야에서는 2014년부터 시공중인 아랍에미리트(UAE) 미르파 담수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가 있다. 부지 218만㎡에 총 1600㎿(메가와트)급 신규 화력 발전소와 바닷물에서 하루 23만8000t의 음용수를 생산하는 담수화 시설 등을 짓는다. 오는 9월 발전소가 완공되면 UAE 수도 아부다비에 전기·식수량의 각 10%를 이곳에서 담당하게 된다. 이 물은 아부다비를 '워터 허브'로 만들기 위한 녹지 조성에 활용된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