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부 임현지 기자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달걀바구니에 달걀을 무리하게 넣으면 결국 깨지기 마련이다. 현재 중국이란 거대 바구니에 한국은 깨진 달걀과 같다. 지난 31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이마트를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7년 상하이에 1호점을 시작한지 20년 만이다.

구체적인 철수 시기는 알리지 않았지만 이미 유통업계는 이를 예측하고 있었다.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해 한국에 등을 돌리면서 수익이 급격히 하락했고 해외 기업에 각종 배타적 규제를 걸어 자국 기업 육성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 들어서 사드 보복이 해소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 들렸지만 여전히 롯데마트의 영업정지는 풀리지 않았다. 롯데마트 매장의 90%가 올스톱 상태에서 이마트의 철수까지 더해져 중국내 한국 기업이 맥을 못 추는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 같은 현상은 대형마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난 2015년부터 추진된 현대 모터스튜디오 베이징 설립은 지난해 하반기 개관이 목표였으나 역시 한한령(限韓令) 여파로 미뤄졌다. 최근 한중관계 회복의 조짐으로 올해 하반기 다시 개관을 추진한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급격히 하락했다. 지난 4월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3분의 1수준이다.

중국에 진출한 국가 중 한국은 최대의 수출입 규모를 자랑했으나 최근 미국과 일본에 자리를 내줬다. 이를 사드 보복만이 원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중국의 수준이 높아지는 동안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가본 곳보단 새로운 곳, 좁은 곳 보단 넓은 곳으로 움직이는 것이 글로벌 기업다운 행보다. 포화상태인 중국을 떠나 동남아 시장을 개척하고 미국·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으로 눈을 돌릴 시기다. 시련이 기회라는 말이 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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