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평균 3800억 예산심의 등…보좌인력 없이 입법활동 사실상 불가능"

▲ 사진=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서울=일간투데이 양경섭 기자] 서울시의회 양준욱 의장은 지난달 31일 서울시의회 의장접견실에서 일간투데이 외 9개사(세계뉴스, 내외일보, 서울일보, 환경일보, 아시아일보, 시대일보, 아시아글로브, 데일리연합, JMB방송) 기자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제9대 서울시의회 목표 등에 관한 입장을 전했다.

이날 양 의장은 임기 중 남은 1년여 의정활동의 가장 역점사업으로 서울시의회 7대과제를 열거하며 임기 내 관철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 7대과제는 ▲정책지원 전문인력 확보 ▲의회 인사권 독립 ▲자치조직권 강화 ▲자치입법권 강화 ▲예산편성 자율화 ▲인사청문회 도입 ▲교섭단체 운영 및 지원체계 마련 등이다.

먼저 양 의장은 3대 과제 중 '안전'에 대해 “‘서울특별시 노후기반시설 성능개선 및 장수명화 촉진 조례’ 등과 같은 도시안전 관련 조례를 제정하여 도시 기반시설의 관리를 ‘사후관리’에서 ‘사전관리’로 전환했다”며 “이를 통해 노후가 진행된 기반시설을 개선하고 사고 예방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의 위협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대안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와 관련, 공사현장에서 안전에 대한 조치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 각 구청 역시 안전 불감증이 도져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에 “안전은 여러 번 얘기해도 계속 얘기해야하는 게 안전이다. 안전, 복지, 청년실업문제가 중요하지만,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든 소리를 내며 말해야한다. 신고가 들어오면 제재를 가하고 하는데 수시로 신고를 해야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서 “문 대통령과 서울시 역시 미세먼지에 대해 심각성을 생각하며 계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환경에 엄격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미비하다. 길거리에서 방독면을 써야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특히 하수공사, 도로포장 등 여러 공사장에서 안전 모자를 쓴 안전지킴이가 항시 붙어있다. 우리 공사현장에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현장에 없고 사무실에 앉아있다는 질문에 “이런 문제는 꼭 짚고 넘어가서 수시로 신고하며 (행정지도) 행사를 해야만 근로자들을 지킬 수 있고 환경도 보존 가능하다. 기회가 닿으면 시장 간담회에 이 문제를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양 의장은 다음으로 '민생'문제를 꼽으며 “저성장의 늪, 고용 없는 성장, 취업난과 실업난, 높은 물가 상승률, 자영업의 위기 등 우리 경제는 너무나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면서 “서울시의회는 민생 전반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고 도시와 가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청년'에게 꿈과 희망의 비전으로는 “이 시대의 청년들은 연애, 결혼, 출산 등의 포기를 사실상 강요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중앙정부도 이에 공감하여 지난달 서울시의 ‘청년수당’에 동의했다. 청년은 도시의 활력이며 국가의 미래다. ‘청년이 행복한 서울’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의장은 지방자치 발전에 대해 “성숙한 지방자치는 대한민국 발전의 전제조건이며 미래를 움직이는 질서 새 정부의 출범으로 지방자치법 개정 등 지방분권 강화를 통한 지방자치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며 “시의회는 지방자치 발전의 선결과제인 지방분권 강화를 위해 국회 및 중앙정부와 소통을 강화하고 꾸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 양준욱 의장은 서울시의회 출입기자단과 기자간담회를 31일 오후 4시 30분 의장접견실에서 개최했다.


▲ 서울시의회는 부패방지와 청렴도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서울시의회는 9대 의회에 들어선 이후 본격적으로 청렴·혁신 의지가 반영된 개혁 방안들을 마련하여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의회 역량강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발전 방안들을 점검하는 추진체로 ‘의회역량강화 TF’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면서 “주요 활동에 의원 행동강령 조례안 제정 등 의회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시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의회를 구축하는 안이 마련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선도적인 혁신안들 중에는 “구속 수감 중인 의원에게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의정활동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지방의원의 청렴도 수준을 높이고 이에 반하는 사례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를 시행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 제도에 대해 행정자치부는 전국 광역 및 기초 의회로 확산하여 실시하도록 공문을 발송한바 있다.


▲ 지방분권 7대 과제를 중점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 중에서도 정책지원 전문인력 확보와 의회 인사권 독립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있는지?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지방의회의 본연의 임무다. 서울시의 한 해 예산규모만 해도 40조에 달한다. 예산이 허투루 쓰이는 곳은 없는지, 정책이 본래 취지에 맞게 집행되고 있는지, 행정에 보완해야 할 사항은 없는지, 매의 눈으로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시의원 혼자 힘으로 1인 평균 38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심의하고, 행정감사, 입법활동, 정책제안, 민원처리까지 담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집행부를 철저히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정책지원 전문인력은 보다 충실한 의정활동을 위한 것이기에 결국 시민을 위하는 일이자 지방자치 발전의 길이다. 정책지원 전문인력 확보를 통한 이익은 시민에게로 돌아갈 것”이라며 “정책지원 전문인력이 확보되면 예산 낭비 요소를 최대한 찾아내고 방지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예산 절감의 길이라는 것을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양 의장은 ‘의회 인사권 독립’의 관철을 강조하며 “의회 직원의 인사권이 집행부 수장인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있어서 의회의 집행부 감시와 견제에 본질적 한계가 발생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의 순환보직으로 업무연속성이 떨어져 의회 업무에 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더구나 의회 직원의 임면권을 의장이 아닌 단체장이 행사하는 것은 의결기관과 집행기관 사이의 권력 분립과 균형의 원리에도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 해외 비교 시찰 등 국내세미나와 자매도시 방문 일정에 대한 공개를 하는 게 좋지 않나. 벤치마킹을 위한 일이라면 당연히 도울 수 있다?

“자매도시는 서로 왕래라. 우위를 돈독히 하며, 비교시찰은 갔다 와서 공개하자. 어디어디를 갔다 와서 비교시찰을 기사를 통해 알려보자. 법테두리 안에서 비용을 투명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면서 “선진도시를 다녀오면 비교시찰이 된다. 예를 들어 안전에 대해 배우는 점이 많고 이를 통해 비교도 많이 된다. 이런 배경을 통해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 서울시 고위직과 산하기관장 등 인사청문회 (5대 공기업, 인사검증) 대상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인사청문회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지방공기업 사장 등의 추천후보에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증 없이 이루어지는 자치단체장의 보은인사, 정실인사는 지방공기업 부실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이러한 이유들로 인사청문회의 법제화가 필요하다. 이미 서울시의회는 분권TF를 통해 인사청문회 도입을 7대 과제중 하나로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서울시의회는 지난 2015년 8월에 서울시와 인사청문회 실시협약을 체결하여 시 산하 (서울교통공사, 서울주택도시공사, 서울농수산식품공사, 서울시설관리공단, 서울에너지공사) 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서울시의회와 서울시 간에 맺어진 자체적인 실시 협약에 따른 것으로 법적인 근거가 부족해 구속력이나 일관성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내비쳤다.

그러니까 관련 조례가 있지만 그 내용을 보면 지자체장이 공기업 기관장을 임명한 후 30일 이내에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정도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 5대 공기업, 서울에너지공사 출범식(2.23) 앞두고 3일전에 압수수색 등 첫 공기업 출발이 (박진섭)사장으로 임명되자마자 경찰에 소환되어 조사까지 받았다. 기소 송치된 공기업 사장, 인사 부실검증으로 실패 아니냐?

“사실 인사문제가 제일 문제다. 에너지공사 사장 문제에 대해서는 서울시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쳐서 진행돼 아쉽게 생각된다.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관찰하고 있으며, (환수위와) 같이 논의하면서 얘기하고 있다.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의회는 실질적인 인사청문회가 되기 위한 노력으로 지방자치법에 지방의회의 인사청문회 관련 조항을 신설하여 인사청문회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