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부 임현지기자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최근 가장 핫한 단어, 어쩌면 '상생(相生)'이 아닐까. 새 정부가 출범하자 기업들은 앞다퉈 상생을 향한 조직 혁신안을 발표했다. 일·가정 양립을 비롯해 노사간, 협력업체간, 고객간, 지역간 등 상생 앞에 붙은 말들도 참 여러 가지다.

CJ그룹과 SK, 이랜드 등은 일·가정 양립과 직원들의 휴가와 복지 개선을 중심으로 조직 개편안을 공개했고 롯데그룹과 신세계는 일자리 창출을 앞세웠다.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컴백 신호탄으로 유급휴가기간을 늘리는 등의 '기업문화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후 일·가정 양립 정책을, 이랜드도 내부 재무구조 개선 이후 퇴근 후 업무 차단 등의 조항을 포함한 '조직문화 7대 혁신안'을 내놓았다.

롯데그룹과 신세계 그룹은 일자리 창출 방안을 총수가 직접 나서 발표했다. 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은 최근 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1만 명 이상의 고용창출을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가족경영·상생경영 및 창조적 노사문화 선포 2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비정규직 근로자 1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또 롯데백화점을 통해 '생산자 초청 상생협력 페스티벌'을 진행했고, 롯데홈쇼핑은 파트너사인 미트뱅크를 방문해 협력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상생을 필두로 혁신안을 발표한 것은 그룹이나 총수가 난항을 겪은 후 경직된 조직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함과 더불어 새 정부의 정책 흐름에 부응하기 위한 모습으로 풀이된다.

기업은 상생을 담아내기 위해 '혁신안'이라는 그릇을 쓴다. 무엇이 혁신적인 상생일까. 고용창출과 직원복지, 협력업체와의 스킨십이 혁신적인 상생일까? 당연히 해야 할 것, 이뤄야할 것을 기업의 이미지와 새 정부 정책 호응을 위해 발표된 것 같아 아쉽다. 상생이 잠깐 불어오는 바람이 아니라는 것을 혁신에 걸 맞는 과정과 결과로써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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