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컴백 신호탄으로 유급휴가기간을 늘리는 등의 '기업문화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후 일·가정 양립 정책을, 이랜드도 내부 재무구조 개선 이후 퇴근 후 업무 차단 등의 조항을 포함한 '조직문화 7대 혁신안'을 내놓았다.
롯데그룹과 신세계 그룹은 일자리 창출 방안을 총수가 직접 나서 발표했다. 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은 최근 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1만 명 이상의 고용창출을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가족경영·상생경영 및 창조적 노사문화 선포 2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비정규직 근로자 1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또 롯데백화점을 통해 '생산자 초청 상생협력 페스티벌'을 진행했고, 롯데홈쇼핑은 파트너사인 미트뱅크를 방문해 협력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상생을 필두로 혁신안을 발표한 것은 그룹이나 총수가 난항을 겪은 후 경직된 조직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함과 더불어 새 정부의 정책 흐름에 부응하기 위한 모습으로 풀이된다.
기업은 상생을 담아내기 위해 '혁신안'이라는 그릇을 쓴다. 무엇이 혁신적인 상생일까. 고용창출과 직원복지, 협력업체와의 스킨십이 혁신적인 상생일까? 당연히 해야 할 것, 이뤄야할 것을 기업의 이미지와 새 정부 정책 호응을 위해 발표된 것 같아 아쉽다. 상생이 잠깐 불어오는 바람이 아니라는 것을 혁신에 걸 맞는 과정과 결과로써 보여주길 바란다.
임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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