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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岩칼럼] 트럼프 리스크와 월가 호황의 역설문윤홍 시사칼럼니스트
  • 일간투데이
  • 승인 2017.06.07 14:05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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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위험)가 커지고 있다.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이 진원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임스 코미 전(前)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등에서 비롯됐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조사를 요구했다. 또 코미 전 국장이 8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트럼프의 '수사중단 외압'을 폭로할지도 뜨거운 감자다.

미국 법무부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해킹과 관련,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당국 간 내통 의혹에 대해 특검을 실시키로 했다. 러시아 스캔들을 다룰 특별검사에 로버트 뮬러가 임명됐다. 미국 최고의 ‘칼잡이’ 뮬러는 12년간 FBI 국장을 지낸 수사통이며 원칙론자다. 정치색이 없어 초당적 지지를 받지만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운명은 어찌될지 알 수 없다. 

■ ‘러시아스캔들’ 시장타격 크지않아

트럼프가 백악관 주인이 된 뒤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지만 이번엔 상황이 좀 심각하다. 탄핵 위기에 몰렸다가 사임한 ‘제2의 닉슨’이 되느냐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일이 커진 것은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던 코미를 해임하면서부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을 잘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댔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진실을 덮으려는 의도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자신을 조사하던 특검을 해임했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이어 러시아와 비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는 ‘코미 메모’가 공개되면서 워싱턴 정가는 벌집을 쑤셔놓은 모양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이 준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을 러시아에 넘겨줬다는 소식까지 나오면서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대니얼 코츠 국가정보국장(DNI)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을 공개 부인하라는 압력을 받았다는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은 트럼프와의 통화 내용을 기록했다고 한다. ‘제2의 코미 메모’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사태가 탄핵까지 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무엇보다 상·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다. 탄핵안이 통과하려면 하원은 과반, 상원은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탄핵을 주장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민주당의 탄핵론에 동참할 뜻을 보이고 있지만 공화당 지도부는 침묵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도 몸을 사린다. 복잡한 당내 사정에다 탄핵 문제가 가져올 역풍을 우려해서다.

뮬러 특검의 수사도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닉슨이 하야(下野)하기까지는 2년이 걸렸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성추행 고소에서 탄핵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정치평론가 데이바드 프롬은 “뮬러 특검의 수사는 앞으로 몇 개월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를 찍은 ‘샤이 트럼프’도 아직 건재하다. 특검 수사에서 결정적 ‘한 방’이 나오지 않는 한 트럼프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금과 같은 위기 국면이 장기화할 소지도 있다. 미국 시사종합지 애틀랜틱은 “현재 가장 확실한 것은 트럼프의 미래가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다는 사실뿐”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의 여파는 미국에 한정되지 않는다. 불똥이 우리에게 튈 수도 있다. 국내 문제로 곤경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 전환을 위해 한반도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있다. 북핵 문제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 각종 악재로 코너에 몰렸다가 ‘시리아 공격 카드’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던 트럼프 대통령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 부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에 트럼프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진 셈이다. 그러한 트럼프와 씨름해야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 신뢰바탕 ‘美 경제의 힘’ 확인

세계 곳곳에서 정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뉴욕 월가의 반응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시장이 정치적 격변에 결정적으로 얽매이지 않고 시장의 길을 가는 것은 결코 나쁘지 않다. 세계경제까지 흔들린다면 곧바로 동아시아 분단국가 한국의 장바구니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뉴욕증시는 물론 글로벌증시의 전반적 호황은 세계 차원의 경제 펀더멘털 향상과 글로벌 기업들의 높은 수익률 덕분이다. 뉴욕증시에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 약속했던 조세제도 개편과 3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예산으로 대표되는 ‘트럼프 거래’(trade)의 전망이 다소 약해졌지만, 그것 역시 반영한 수치로 봐야할 것 같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긴다.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ion)이 바람직하지만 시장은 시장의 길을 간다. 이는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엄청난 격변이 닥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유효하다. 하지만 세계화 질서가 바뀌지 않는 한 이는 반복될 현상이다.

코미 국장의 해임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기밀누설, 러시안 커넥션 수사중단 요구 등의 정치적 악재가 쏟아진 한 주(週)를 보낸 뒤인 지난달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초조한(nervous) 한 주가 (오히려) 미국의 힘을 보여준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미국의 (민주주의) 제도들이 트럼프 변수를 극복할 것이라는 강한 신뢰와 좋은 실적의 기업들, 원활한 유동성, 경제 저변의 탄력성 등 미국의 힘이 입증됐다”고 진단했다. 아직까지 트럼프가 일으키는 정치적 혼란이 미국 시장에 결정적 타격을 주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암(守岩) 문윤홍 시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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