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연 "하반기엔 유가 상승 기저효과 종료될 것"

[일간투데이 홍보영 기자] 글로벌 수출시장이 호전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 수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국내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3.4% 증가, 7개월 연속 향상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수출 증가의 주요인을 유가상승으로 인한 '가격 상승효과'로 꼽으며, "유가 상승의 기저효과가 종료되면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의 수출금액지수로 수출 증가율을 따져보면, 올해 1~4월 현재 약 16.8% 증가했다. 이중 물량 증가에 따른 부분은 6.8%p, 가격 상승에 따른 요인은 10.1%p이다.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출 상승이 약 60%, 물량 증가로 인한 상승이 약 40% 가량 되는 것이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스마트폰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력 수출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은 수출 물량과 가격이 모두 상승했다.

석유화학 수출은 약 23.0% 증가했는데, 물량 증가에 따른 증가폭이 8.3%p, 가격 상승에 따른 증가폭은 14.7%p에 달했다. 약 23.6% 증가한 철강 수출은 물량 증가에 따른 증가폭이 4.7%p, 가격 상승에 따른 증가폭은 18.9%p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수출은 약 48.8% 증가했으며, 물량 증가와 가격 상승에 따른 증가폭이 각각 35.7%p, 13.1%p였다.

유가 상승뿐만 아니라, 신흥국 경기 개선도 수출 물량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환율 상승과 더불어 주력 산업의 단가 상승세가 진행된 점도 수출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된다.

백다미 현경연 선임연구원은 "하반기 수출은 증가세가 지속되기는 하겠으나, 유가 상승의 기저 효과 종료에 따라 상반기보다는 상승세가 둔화될 전망"이라며, "최근 유가 상승은 수요 회복보다 OPEC의 감산 영향이 크고, 미국 셰일 오일의 증산 가능성이 높아 추가적인 유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신흥국 경기가 회복되며 수출 물량 증가세도 지속되고는 있으나, 가격 상승 요인을 압도할 정도의 강한 수요 회복세가 나타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5월 수출 증가율은 13.4%로 4월(24.1%)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한편, 선진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종료 가능성, 보호무역주의 확산,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 주요국 정치 리스크 등은 하반기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