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송 석 단국대 특수교육과 초빙 교수
고양이에게 쫓기는 쥐도 최후에는 고양이에게 달려든다는 것처럼 만물은 처해져 있는 상황에 따라 자아를 지키기 위한 적응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그 때에 나오는 힘은 그야말로 최고의 위력을 가지게 된다. 전장의 한가운데와 같은 위기, 긴장감이 자신이 소유한 모든 힘을 가동시킨다.
사회적 약자의 대표 격인 우리나라 장애인들은 종종 증오의 대상으로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타인들을 지목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사회적 성공의 잣대가 존재가치(To be)가 아니라 소유가치(To have)중심 속에 있기에 자아형 인간으로서의 대열에서 최우선적으로 소외당해왔기 때문이다.
꽃과 잎이 각기 피고 자라나 평생 동안 만날 수 없는 식물이라 이별초로 불리는 상사화란 화초가 있다. 한 몸인데 같은 시간 안에 존재할 수 없는 기막힌 상황임에도 그것을 보는 이들은 아름답다고 한다. 이럴 때 쓰는 독한 말이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던가? 뜻있고 즐거운 내 나름의 삶을 찾아 사는 질적(質的) 자아형 인간에로의 전환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때다.
월간 잡지사에서 한 우물만 팠던 내 오랜 친구가 그랬다. 만물은 모두 파동(波動)으로 이뤄졌으며 우리의 의식조차도 파동의 한가지인데 진동수와 진폭이 같은 동질의 파동끼리 만나면 공명현상이 일어나 생명력이 활성화된다고. 언제쯤이면 장애라는 멍에를 강제로 쓰고 사는 이들이 내는 파동과 일반인들이 내는 파동이 어떻게 다르기에 공명이 제대로 안 되는지 되돌아 볼 수 있게 될까.
사회가 가진 특성 중에 유난히 돋보이는 나와 다름에 대한 비릿한 편견도 알고 보면 자신의 우월성을 드러내려는 이기집단의 편협 된 수작이다. 인간이라는 본질적 파동이 무시되는 한 사회는 절대로 생명력 신장을 기대할 수 없다. 장애와 일반의 차이는 있을 수 없으며, 있다면 단지 사회라는 틀 유지를 위한 법적 장애인데 이 또한 그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조치일 뿐 가려내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 아니라는 인식확산이 있어야한다.
김송석 단국대 특수교육과 초빙 교수
일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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