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경청‧파격' 통해 청자의 공감 이끌어낸다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과제 발표, 면접, 그리고 회사에서의 PT 등 그동안 말할 기회는 많았지만 만족한 적은 없었습니다. '시선이 불안정하지는 않았는가? 제스쳐가 어색하지 않았는가? 똑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더듬지 않았는가?'…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한 후회가 늘 남죠.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할 수 있을까요? 수많은 고객과 팬들을 열광시켰던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담당 교수, 면접관, 직장상사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오늘은 영화와 책, 강연에서 그 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 첫 번째, 두려워 하지말고 경험하세요…킹스스피치

“우선 턱 근육과 입술을 풀고 어깨를 늘어뜨립니다. 가슴을 크게 열고 심호흡을 하세요…” <영화 킹스스피치 중>

2011년 개봉한 영화 킹스스피치에서 주인공 조지 6세는 언어 치료사 라이오넬 로그에게 치료를 받습니다. 바닥을 구르거나 창문을 열고 소리를 치는가 하면, 욕을 하거나 하고 싶은 말을 노래로 부릅니다. 

이 영화에서 배우 콜린 퍼스가 연기한 조지 6세는 실존 인물입니다. 말을 더듬는 것 때문에 연설에 대한 공포를 느꼈던 것도 실제 겪었던 증상입니다. 조지 6세는 1936년 형 에드워드 8세가 즉위 1년 만에 왕위에서 물러나자 영국의 왕이 됩니다.

하지만 ‘연설 공포증’은 왕이 된 뒤에도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라이오넬 로그는 그와 평생 친구로 지내며 조지 6세의 말더듬이 증상과 소심한 성격을 변하게 만듭니다. 

영화 킹스스피치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후반부 라이오넬의 대사로 전해집니다. 학위가 없고 자신을 속였다는 것에 분노한 조지 6세에게 라이오넬은 자신은 ‘박사’는 아니지만 ‘경험’을 통해 모든 것을 배웠고 성공했다고 말하죠.

그리고 조지 6세도 경험을 통해 '콤플렉스'를 극복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수많은 연설을 통해 영국민을 하나로 이끄는 왕으로 성장합니다.

 

■ 두 번째, 대통령과 함께 했던 연설비서관, 그가 생각하는 ‘말을 잘하는 법’

김대중·노무현 두 전 대통령의 연설을 담당했던 작가가 쓴 책, ‘대통령의 글쓰기’에서는 ‘말을 잘하는 4가지 방법’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첫째, 방향이 맞아야 한다.

둘째, 앞뒤가 맞아야 한다.

셋째, 쿵짝이 맞아야 한다.

넷째, 언행이 맞아야 한다.

다시 말해, 옳은 소리를 용기 있게 말하고, 담는 말에는 ‘논리’, ‘재미’ 혹은 ‘진심’이 담겨야 하며.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한다는 것이죠. 또 작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말하기에 익숙치 않다며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우선 많이 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작가는 ‘대통령의 말하는 방법'도 소개합니다. 두 대통령 모두 토론을 즐겼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은 ‘경청’을,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내 생각의 오류를 ‘발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하는군요. <참고 : 대통령의 글쓰기 / 강원국 지음>

 

■ 세 번째, 말라리아 모기로 감정에 충격을 준 빌게이츠…TED 강연

2009년 빌게이츠는 TED 강연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자신이 가져온 유리 단지를 열고 말라리아 모기를 풀었습니다. 당연히 청중들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고 합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빌게이츠는 동요하는 청중들에게 자신이 가져온 모기에는 말라리아 병균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말라리아 구호 활동 동참에 호소하기 위해 해프닝을 벌인 것이죠.

강연이나 발표에서 충격적인 순간, 감명·놀람의 순간은 청중을 몰입시키고 그들의 뇌리에 각인됩니다. 신경과학자들은 이를 ‘감정 충만 사건’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다른 기억보다 더 정확하게 상기됩니다.

빌게이츠는 모기를 풀기 전, 말라리아의 피해와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현대 의약품과 백신으로 인해 죽어가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감정을 불어넣었죠.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모기를 풀어서 청중에게 충격적인 순간을 전달했습니다.

그 결과 빌게이츠는 자신의 요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고 강연 후 빌게이츠의 이런 행동은 화제가 됐으며 유튜브 영상은 당시 250만건의 조회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발표를 하거나 대화에 참여할 때 자료·구성·방식에서 기존의 틀을 깨는 것도 좋은 말하기 방법 중 하나입니다. <참고 : 어떻게 말할 것인가 / 카민 갤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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