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케는 여자에게만?’ 고정관념 던지는 신부들

[일간투데이 황한솔 기자] 최근 ‘부케는 신부의 여자친구가 받는다’라는 개념이 점점 깨지고 있습니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늦어지는 상황과 남녀 고정관념을 깨자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남자가 부케를 받는 것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일간투데이에서 살펴봤습니다.

#.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의 한 결혼식장. 기념사진을 찍다가 사회자가 “부케 받을 신부 친구 분 앞으로 나오세요”라는 말에 한 남성이 걸어 나왔습니다. 통상 결혼을 앞둔 신부의 여자친구가 받는 부케를 남자가 받자 주변사람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부케를 받은 A씨는 신부와 중학교 동창으로 15년 넘은 친구입니다.
A씨는 “신부의 친구들이 대부분 결혼을 했다”며 “부케를 받을 사람이 없어서 다음 달 결혼하는 내가 부케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결혼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두명 중 한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결혼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통계청 ‘2016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51.9%로 집계됐습니다.

또한, 결혼을 하지않는 비혼족이나 결혼을 늦게하는 만혼족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며 ‘결혼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혼을 일생의 과제로 여기는 부모세대에는 자녀의 결혼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지난해 혼인건수가 28만여건을 기록해 1974년 이후 4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청년실업과 주거난 등의 복합적인 문제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 혼인, 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건수는 전년 대비 7% 줄어든 28만1600건으로 집계돼 1974년 25만9100건 이후 4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연간 30만명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1976년 이후 처음입니다.

부케 받고 6개월 안에 결혼 못하면 3년동안 결혼 못한다는 속설에 부케를 받기 꺼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예비 신혼부부들은 ‘부케 아르바이트’을 쓰기도 합니다.

실제로 한 하객 대행업체에 따르면, 부케를 받고 신랑과 신부와 사진까지 찍는 ‘부케 아르바이트’는 일당 5~10만원으로 하객 아르바이트보다 2~3만원을 더 받고 인기도 많습니다.

부케 알바를 여러 차례 한 B씨는 “부케를 받을 적당한 친구가 없어지면서 결국 아르바이트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며 “결혼 성수기때에는 하루에 부케만 세 번을 받기도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남자에게 부케를 던지는 것에 대해 기성세대들은 결혼식은 엄숙하고 경건하게 치러야하는데 장난처럼 보인다며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자녀의 결혼을 앞둔 C씨는 “딸이 결혼식때 대학친구인 남자에게 부케를 던진다는 말에 극구 반대했다”고 말했습니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은 “보여주기식 결혼보다는 다같이 즐기는 결혼을 하고 싶다”며 “하객의 수를 인간관계의 척도로 보는 것도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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