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출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경제불황과 세계경제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의 실적이기에 반갑기 그지없다. 이달 1∼20일 수출액은 319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4.4% 늘었다. 수출 신장은 선박(111.4%), 반도체(51.1%), 석유제품(5.3%) 등 주요품목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달 수출이 늘어나면 월간 수출액은 2011년 12월 이후 6년 6개월 만에 8개월 연속으로 증가하게 된다.

국가별로 보면 베트남을 상대로 한 수출이 57.7%, 대(對) 일본 22.2%, 대 중국 7.4% 수출이 각각 늘었다. ‘수출 한국’의 위상을 탄탄하게 다지기 위해선 과제가 적잖다. 국내 경제불황과 세계경제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의 수출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소비 지표도 넉 달 만에 반등했다. 경기가 어느 정도 바닥에서 벗어나는 모습으로서 반가운 소식이다.

주목되는 바는 13대 주력품목 중 9개 품목의 수출이 늘었고, 반도체, SSD 수출액은 각각 79억9천만 달러와 4억4천만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는 사실이다. 무역수지는 6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64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중계교역이 회복세를 보이고 수출구조 혁신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이번 달 수출도 회복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지표의 호전과 달리 일반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와의 괴리는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업종 간 명암이 뚜렷하다. 연속 상승기류를 타고 있는 수출 호조에 따른 과실은 반도체 등 전자업종이 주를 이룬다. 첨단업종의 적잖은 실적에 비해 중소기업은 수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바로 중견·중소기업이 중심되는 수출구조로 탈바꿈 하는 것이다. 한국은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이 34%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39%에 못 미친다. 수출 중소기업의 수는 9만개로 전체의 3% 미만으로서 10% 이상인 독일, 영국, 네덜란드 등과 비교할 때 크게 뒤지는 수준이다. 따라서 수출 중소기업의 숫자와 수출비중을 선진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부익부빈익빈, 곧 심화된 수출 양극화는 기업의 채산성 양극화로 이어진다.

소득 양극화를 완화하고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복구해야 지표와 체감 경기의 괴리가 줄어들 수 있다. 빈부격차 감소 대책 마련이 어느 때보다 긴요함을 말해주고 있다. 누구나 올바르고 성실하게 노력하면 ‘꿈’을 이루고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는 사회가 구현돼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 기업은 경제가 살아야 자유민주주의도 평화적 통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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