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살면 손해’라고 생각하는 국민 늘어나…

[일간투데이 황한솔 기자] ‘법대로 살면 손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범법 행위에도 솜방망이 처벌하는 모습을 보면서 준법의식이 추락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초중고교생 등 10대까지 나타나 문제가 커지고 있는데요. 일간투데이에서 추락하는 법의식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대기업에 근무하는 A씨는 며칠전에 무역팀에 소속됐던 선배 중 한명이 협력업체로부터 수십억대의 로비를 받다 덜미를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주변반응들은 의외였습니다. 동료들은 수십억을 빼돌리고 수년 간 감옥을 가더라도 남는 장사가 아니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소식 이후 너도나도 한몫 챙기라는 말이 떠돌고 있습니다.

최근 젊은 세대들은 법을 어기더라도 돈이나 권력 등을 차지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학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일수록 준법의식이 낮고 지킬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강한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법제연구원이 발표한 ‘2015 국민법의식 조사연구’에 따르면 20~30대의 경우 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각각 56.4%와 58.8로 전체 평균인 50%에 비해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법을 지키지 않는 이유로 ‘법대로 살면 손해를 보니까’라고 응답한 비율은 42.5%로 2008년 34.3%에 비해 크게 증가했습니다.

법을 지키지 않는 이유는 재벌이나 정치인, 고위 공무원 등 일부 특권 계층이 범죄행위를 저지르고도 처벌을 받지 않거나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낮은 처벌을 받는 것을 흔하게 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됩니다. 

이런 사회적 현상 때문에 일반인들 역시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이 더 이득이란 생각이 커진 것입니다.

국민혈세인 공적자금으로 되살아난 대우조선해양에서 1년도 되기 전에 납품업체 비리가 또 터졌습니다. 납품업체와 짜고 8억 원 상당의 비품을 빼돌린 대우조선해양 직원 5명이 구속된 것입니다. 앞서 210억원을 빼돌린 직원에 이어 다시 납품비리가 터진 것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직원 5명이 납품업체 직원과 짜고 2015년부터 지난 1월까지 소모성 자재 납품과정에서 적게 납품했으나 정상수량으로 승인해 회사 측에 3억2000만원의 손해를 끼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납품업체로부터 1억6000만원을 받았습니다. 다른 직원들 역시 모두 4억9000만원을 챙겼습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에 근무하면서 납품업체와 공모해 회삿돈 21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구속된 임모씨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가 2015년 전국 초중고교생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정직지수’를 조사한 결과 고교생의 56%가 ‘10억원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응답했습니다. 중학생, 초등학생도 각각 39%, 17%로 동일한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공존이나 공생의 가치에 대한 의식도 둔감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 살면된다’는 응답은 초중고교생의 전체의 19%, 30%, 45%에 달했습니다.

준법의식이 추락하는 현상은 법보다 돈이나 권력이 생활에 더 큰 영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법규 위반을 통해 부당한 이득을 얻은 사람들에 대해 제대로 된 처벌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업계 전문가는 "준법의식을 높이기 위해 우선 고위계층들이 준법적인 행동으로 해야되고 이를 어길 경우 엄격하게 처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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