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물총축제는 민폐축제인가

[일간투데이 황한솔 기자] 매년 신촌에서 열리는 물총축제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방에서는 가뭄으로 고통속에 사는데 신촌에서는 물총축제를 벌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축제로 주변 상인이나 행인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일간투데이에서 신촌 물총축제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논밭은 갈라지고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뭄을 체감하기 어려운 도시에서는 매년 여름철 물총놀이 행사가 열립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신촌에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한숨부터 내쉬었습니다. 지난해 ‘2016 신촌 물총축제’로 인해 가게앞이 온통 물바다가 됐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물총축제를 즐기고 사람들이 가게안에 들어오면서 가게가 온통 물난리를 피웠습니다.

의류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아무렇게나 물총을 쏘아 옷들이 전부 젖었다”며 “책임을 물으려고 했지만 누가 물총을 쏘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없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물총축제에 참가한 일부 참가들은 지나가는 행인에게도 마구잡이로 물을 쏘아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행인은 “나는 물총축제 참가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물을 쏜다”며 “자기들끼리 노는 건 상관없는데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신촌 물총축제를 즐기는 시민들은 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 1년에 한 번하는 건데 너무 비난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에서 하는 길거리 축제는 부러워하면서 정작 우리나라에서 하면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가게들은 신촌 물총축제 덕분에 손님이 많아져 장사가 잘됐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물총축제가 신촌 상권을 활성화하는 순기능을 한다는 것입니다. 

신촌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대학 상권의 중심지였지만 2000년대 이후 홍대 앞과 이태원 일대가 젊은층들을 흡수하면서 명성을 잃었고 상권은 침체됐습니다. 하지만 물총축제로 사람들을 끌어와 상권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축제를 기획한 축제기업체 ‘무언가’측은 축제의 공익성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 행사수익금 5300만원을 서대문구 소외계층가정에 지원했습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바른정당 홍철호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시는 물총축제에 지난해 2억5000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올해는 2억2000만원을 배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금액은 논에 물을 채울 수 있 만큼의 양입니다. 

신촌 물총축제 관계자는 “가뭄으로 좋지 않는 여론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서대문구와 수시로 논의하고 있다”며 “행사 수익을 가뭄 피해가 심한 농촌에 드리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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