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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岩칼럼] 트럼프와 코드 맞추는 文대통령문윤홍 시사칼럼니스트
  • 일간투데이
  • 승인 2017.06.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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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조건이 충족된다면(if the right conditions are met) 김정은을 만나는 것은 좋은 생각이라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6월21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평양에 가서 김정은을 만나겠다는 것이 좋은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1일 가진 인터뷰에서 언급한 “상황이 적절하다면(under the right circumstances)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과 만나겠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5월3일 밝힌 “조건이 올바르다면(when the conditions are right)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와 꿰맞춘 듯 같은 메시지다. 문 대통령은 6월20일 미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전제조건이 없는 대화라고 말한 적 없다. 올해 안에 대화를 위해 여건들이 올바르게 조성되기를 희망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 美언론에 ‘안심 메시지’로 오해 해소

6월29~30일 예정된 한·미(韓美)정상회담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미국과의 대북정책 ‘코드 맞추기’를 계속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배치 지연,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워싱턴 발언, 미국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뿐 아니라 문 대통령 본인이 6·15 공동선언 17주년 축사에서 내놓은 대북 제안도 한·미 간에 이상기류 형성의 악재가 된 상황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한 정부 당국자는 “워싱턴에서 ‘무조건 대화 재개’를 하려 한다는 오해가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대통령이 그런 오해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명확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스승’으로 불리는 리처드 하스 외교협회(CFR) 회장을 만나서도 “이번 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인 신뢰와 우정을 돈독히 하고자 한다.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통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한·미의 공동 목표를 함께 추진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을 때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겠나. 팁을 좀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WP와 인터뷰에선 ‘개성공단 재개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아니냐?’는 질문에 “사실이다. 북한이 비핵화에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이면 이후에 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사드 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이전 정부의 결정이라 해서 가볍게 보지 않겠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고 말했다. “환경영향평가가 사드 배치 합의의 취소나 철회를 의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선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도자가 상대국 언론과 하는 인터뷰는 ‘커튼 레이징(curtain raising·개막, 첫 퍼포먼스)’ 효과가 있다고들 한다. 정상 간 대면이 이뤄지기 전에 이런 간접적 메시지 전달을 통해 첫 단추를 끼운다는 뜻이다. 정부 소식통은 “신정부의 대북 유화책, 사드 문제 등 워싱턴에서 문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갖고 있던 불신의 메뉴들을 대통령이 하나씩 짚어가며 안심시키려 노력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1단계 동결, 다음 단계로 완전한 핵 폐기라는 2단계 접근을 트럼프 대통령과 이번 회담에서 논의해 볼 수 있다”는 문 대통령의 2단계 접근법도 마찬가지다. 북한을 강하게 압박한 뒤 진정한 핵 포기 의사가 확인되면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푼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기조인 ‘최고의 압박과 관여’와도 큰 틀에선 일치한다. 문제는 각론이다. 문 대통령의 2단계 제안에는 핵 동결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방법론이 없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1일 문 대통령의 6·15 축사에 대해 “미국의 대변인 같다. 북핵 포기의 목표를 내걸고 대북압박 소동에 열을 올린다”고 반발했다.
한 대북전문가는 “동결부터 해야 한다는 건 ‘앉아 있다 걸으려면 일단 일어나야 한다’는 말처럼 당연한 얘기일 뿐”이라며 “이번 회담에서는 두 정상이 북한 문제에 있어 큰 틀에서 합의하고 이를 동력으로 양국이 빠른 속도로 협의를 진행해 일단 동결까지 갈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협상의 달인’에 철저한 대응 준비를 

이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자리를 마주하게 되는 첫 한미 정상회담이 임박했다.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한반도 주요 현안들이 ‘협상의 달인’ 트럼프의 손바닥에 올리어져 있다.

핵심 의제는 한미동맹 발전 방안과 근원적 북핵 문제 해결 방안 등 안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특히 한미 간 긴밀하고 굳건한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한 시기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한·미 FTA 재협상과 사드비용 10억 달러 청구 등 한·미동맹의 미래에 영향을 주게 될 중요 현안들이다. 두 정상은 또 양국 간 실질적인 경제 협력과 글로벌 협력 강화 등 보다 폭넓은 주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담판의 대가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마저 꼬리 내리게 하니 실력을 알만하다. 이제 우리가 담판장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도살장 끌려가는 소처럼 나가야 할까. 중요한 것은 상황을 면밀히 간파하고 반전시키는 눈이다. ‘미국 우산’에만 매달려 될 일일까. 히든카드는 무엇일까.
문재인 대통령과 당국자들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면서 대한민국을 새롭게 일구겠다면, 트럼프에 어떻게 대응할지 거듭 고민하고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다.

수암(守岩) 문윤홍 시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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