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내려보는 '4차 산업혁명'의 정의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3D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전문 인력 공급이 부족해질 것”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미래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정부가 미리 계획을 세워서 끌고 가면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민간이 자율성 부여 받고 결정을 내리고, 정부는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운용해야 한다”

지난 대선 당시, 대선에 출마한 후보가 했던 말들입니다. 이 후보는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과 민간·정부에 대해 역설했는데요.

그런데 말입니다, 도대체 ‘4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일까요? 앞서 설명했듯 첨단 IT 기술들과 연관이 있고 이것이 ‘혁명’이라 불릴 만큼 대단한 변화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만 이것이 정확하게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해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또한 시중에 출판된 ‘혁명을 준비하라’라고 씌여 있는 책들은 모두 두껍고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도대체 4차 산업혁명은 무엇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 4차 산업혁명은 어떻게 등장하게 됐는가?

과연 이 용어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요.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이슈화됐습니다. 그 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바둑대국을 통해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죠.

‘4차 산업혁명’에 대해 한 용어사전에서는 ‘인공 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돼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우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에 대한 의미는 어느 정도 이해하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단어가 있습니다. ‘다른 종류의 것들이 한 가지 상태로 결합하는 것’이라는 ‘융합’인데요. 이것이 IT·과학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경제·사회 전반과 하나가 된다는 것이 이질스럽게 느껴집니다.

 

■ 그들은 어떻게 결합하고 있는가?

‘융합’이라는 말을 조금 더 이해하기 위해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지난 2014년 한 신용카드사에서는 일종의 ‘체계’를 선보였습니다. 성별, 연령, 소득, 지역 등 고객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패턴을 구분한 상품이었습니다. 이는 인기를 얻게 됐고 지난해 출시 2년 만에 500만매를 돌파했습니다.

수천만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정확하게 고객을 타겟팅하고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구성해 성공을 거둔 것입니다.

공공기관에서도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4일, 행정자치부의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안양시, 서울 구로구, 광산구 등 5개 지역과 함께 스마트 행정 구현을 추진하기 위한 ‘정부혁신 거점지자체 육성’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해당 지역에는 스마트폰 앱과 방범 CCTV를 연계한 안전귀가,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하는 독거노인 돌봄 등의 서비스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범죄 및 노인문제 등 발생할 수 있는 사회 문제의 해법을 첨단 기술에서 찾고 있는 모습입니다.

 

■ 다른 곳에서는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그렇다면 다른 자료들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사는 법, 일하는 법, 관계 형성 등이 근본적으로 변하는 기술혁명’, ‘규모와 범위, 복잡함에 있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변화’ 라고 기술했습니다.

또한,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은 한 보고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세 가지 특징을 꼽았는데요.

첫째, 기계를 통한 인간의 지적능력 대체.

둘째, 사람-사물 간의 연결성의 총체적인 강화.

셋째, 실제공간과 가상공간의 결합을 통한 변화.

결국, ‘사람-사물, 실제-가상의 연결’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는 서두에서 언급했던 ‘후보’도 비슷한 말을 했는데요. 대선레이스가 한창이던 지난 4월, 이 후보는 한 공식석상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융합 혁명’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어 “한 가지 기술이 아닌 수많은 첨단 기술이 동시에 발달하고 이들끼리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합쳐지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 마음대로 내려보는 ‘4차 산업혁명’의 정의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의 발명을 통해 시작됐습니다. 특히 증기기관차는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수단이 됐죠.

2차 산업혁명은 발전기와 전동기의 발명으로 일어났습니다. 전기를 통해 먼 곳에 위치한 공장을 가동할 수 있었고 대량 생산 시스템이 늘어났습니다.

그 후,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 인터넷 등의 기술을 통해 일어났습니다.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업무를 보거나 소통할 수 있게 됐죠.

4차 산업혁명도 ‘연결’이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대선후보의 말처럼 ‘사람-사물이 첨단 기술을 통해 복잡하게 연결된 상태’인 것이지요. 여기에 정책과 제도가 뒷받침이 된다면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는 이 거대한 ‘흐름’을 잘 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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