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욱신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삼성전자가 매출액 60조원, 영업이익 14조원, 영업이익률 23.3%의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어느 하나 빠진 데가 없는 '트리플 크라운'이다.

우선 사상 최대의 메모리 반도체 '슈퍼호황'으로 17조5000억원 안팎의 반도체 매출을 기록, 이 부문에서 지난 24년간 왕좌를 틀어쥐고 있던 '만년 제왕' 인텔(16조4600억여원)을 처음으로 2등으로 밀어냈다.

영업이익에선 이른바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으로 통칭되는 글로벌 IT 플레이어들이 거둔 수익을 합친 것(12조7800억여원)보다 1조원 가량 더 많다.

영업이익률도 실속 경영으로 유명한 스마트폰 숙적 애플을 제친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기록마다 쟁쟁한 시장의 절대강자들을 물리치며 명실상부하게 최고의 글로벌 IT기업으로 우뚝 서게 됐다.

하반기도 시장 전망은 밝다. 메모리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드론 등으로 계속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급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상반기에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8의 성공적인 순항에 더해 하반기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이 출시돼 모바일 부문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더해 하반기에 출시되는 아이폰8을 비롯해 주요 스마트폰에서 OLED 채용이 늘어나면서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4일 평택에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하는 등 30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함으로써 이런 시장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대규모 투자가 외산 장비업체에 대한 수입의존으로 고착화된다면 삼성전자가 쓴 왕관의 영광을 국민 모두가 체감하기 어렵다.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더 무거워진 왕관을 쓴 삼성전자로선 국내 전·후방 생태계를 살려야 하는 책무가 한층 더 무거워졌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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