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oT 스마트 스위치 애플리케이션. 사진=대우건설
4차산업혁명 기술입힌
'인공지능 주택' 속속 등장

업계 스마트홈 기술접목 봇물
블루투스 탑재한 자동문 등장
조명·난방 원격제어는 기본
가족간 메시지 송수신서비스도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오늘 날씨가 궁금해진 아파트 입주자 A씨는 "오늘 날씨 어때?"라고 묻자 보이스 홈이 "오늘 날씨는 전국으로 폭염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서울은 낮 최고기온 33도가 예상됩니다"라고 응답했다.

#입주자들은 스마트폰만 휴대하고 있으면 자유로운 현관 입·출입이 가능하다. 출입문 열쇠 없이 3m 이내로 접근만 하면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이 탑재된 블루투스 리더기가 인식해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이처럼 상상으로만 존재한 신기술이 아파트에 접목되고 있다. 최근 건설사들은 지속적인 기술협력과 다양한 부가 생활서비스를 개발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자체적으로 스마트홈 기술을 개발하거나 IT업체와 함께 사업협력을 체결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기술혁신을 아파트에 접목 중이다.

지난해 대우건설은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스위치'를 개발했다. 푸르지오 단지에 적용된 스마트 스위치에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해 스마트폰으로 조명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스마트폰에 IoT 스마트 스위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각 실별 조명을 켜고 끄거나, 알람, 방범, 취침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실시간 전력 사용량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 기술은 지난해 '의왕 장안지구 파크 푸르지오'에 처음 적용한 이후 분양사업장에 적극적으로 적용해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며 "올해는 냉난방 제어 기능을 포함해 편리성을 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역시 올 하반기부터 분양하는 아파트를 시작으로 음성인식 서비스인 '보이스 홈 서비스'를 적용하고 스마트홈 시대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건설과 국내 최대 포털기업 네이버는 지난해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건설 본사에서 정수현 사장과 김상헌 네이버 사장이 보이스홈 서비스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보이스 홈 서비스는 현대건설이 기존에 개발해 상용화하고 있는 힐스테이트 첨단 특화시스템에 네이버의 생활환경지능 기술을 융합함으로써 입주민들이 음성만으로도 가정일을 해결하고 생활정보를 받을 수 있는 신개념 기술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자사의 IT 기술과 네이버의 음성인식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똑똑한 미래 주거문화를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아파트뿐만 아니라 주택사업 전반에 AI와 생활환경지능 기술을 적용해 미래 주거환경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삼성물산도 주거공간에 IoT 기술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스마트홈 앱 2.0'을 통해 집안의 조명과 가스 밸브, 난방 등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가족 커뮤니티 기능으로 가족 간 메시지 송수신과 일정 공유, 귀가 시간 알림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차별화된 주거 상품 개발에 중점을 두는 건설사와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지목되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주도하기 위한 IT업체 간 협업이 느는 추세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지난 2014년 8조6000억원에서 2015년 20.9% 성장한 10조4000억원으로 추산되며 연평균 22.2%씩 성장해왔다. 오는 2019년에는 23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스마트 융합가전기기와 스마트 헬스케어, 스마트 TV에 대한 수요와 함께 홈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가 국내 스마트홈 시장 성장의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ICT 기업의 경우 구글은 스마트홈의 대표적인 디바이스 제조사를 인수하고 플랫폼 연동을 통해 스마트홈 선점을 위해 힘을 싣고 있다. 애플은 앱 개발자가 스마트홈 분야로 확장할 수 있게 홈킷(HomeKit) API(개발자를 위한 인터페이스)를 발표해 iOS 버전에 스마트홈을 포함하려는 전략을 추진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신기술이 성공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면 공급자의 일방적인 시각이 아닌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스마트홈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아파트 분양시 공급업체에서 일방적으로 설치한 시스템 사용에서 벗어나 능동적 설치 환경이 필요하다"며 "입주자가 직접 솔루션을 선택해 비용을 지불하고 능동적으로 사용하는 시장이어야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가 홈IoT와 스마트시티 서비스 등 신기술 확산에 노력하고 있지만, 실상은 강남 재건축아파트가 더 조명받고 있어 정책 기조에 역행하는 현상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에서는 최근 6·19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실수요자들이 부동산 경기와 지역별 특성을 꼼꼼히 분석하는 '옥석 가리기'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아파트에 새로운 기술을 상용화해 새로운 먹거리의 '미래상'이라는 점을 부각한다면 주거환경에 4차산업 혁명에 대한 연계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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