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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 협력으로 ‘선진 한민족의 세기’를 열자
한반도 평화와 인도주의 구현을 위한 북한 측의 전향적 태도가 요청된다. 정부가 17일 북한에 군사당국회담과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동시 제안하면서 북한의 호응 여부가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여러 남북 현안 가운데 군사 분야와 인도 분야를 먼저 추진하는 것은 엄혹한 한반도 상황과 노령화된 이산가족을 고려하면 가장 시급한 의제이면서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흐름과 상대적으로 관계없는 영역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독일에서 밝힌 '신(新) 한반도 평화비전', 이른바 '베를린 구상'에서 제시한 사항들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베를린 구상'에서 휴전협정 64주년인 7월 27일을 기해 "군사분계선(MDL)에서의 적대 행위를 상호 중단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또 10·4정상선언 10주년이자 추석인 10월 4일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자며 이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 개최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관건은 북한의 호응이다. 전향적 반응이 있길 기대한다. 북한이 진정으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추구하고 과거 남북이 합의한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및 10·4 정상선언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라면 우리의 진정성 있는 제안에 호응해 나와야 한다. 남북 대치로 인한 군사적 긴장을 줄이기 위해선 당국회담은 시급히 열려야 할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2월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되자 남북 간 통신채널을 단절했으면서도 그해 5월 군 통신선을 이용해 우리 측에 군사회담을 제안했기에 그러한 입장은 변함 없길 바란다.

특히 북한은 지난 15일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베를린 구상'에 대한 첫 반응을 내놓으면서 "제2의 6·15시대로 가는 노정에서 북과 남이 함께 떼여야 할 첫 발자국은 당연히 북남관계의 근본문제인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밝혔기에 군사회담에 나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하겠다. 사실 그동안 북한의 주장은 문 대통령이 제안한 '적대 행위 상호 중단'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어 북한의 긍정적 반응이 기대된다.

북한은 더 이상 벼랑 끝 전술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4차례 핵실험에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등은 북한의 모든 도발 행위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평화를 원하는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인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절박함이다. 분단이 남긴 혈육 간 생이별이라는 통한을 안은 채 70년 안팎의 세월을 살아왔다. 살아생전 나고 자란 고향을 찾아 부모형제를 만나고 싶은 염원에서 눈물의 망향가만 불렀을 뿐이다. 고향이란 무엇인가. 그곳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만이 아니라 거기에 묻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당위성을 함께 갖는 곳이다. 사리가 이렇다면 이산가족이 고향을 자유왕래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돕는 일은 동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소명일 것이다.

남북이 협력적 관계를 이룸으로써 21세기가 한반도, 한민족의 세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남북 8000만이 하나되면 산업화에 뒤쳐졌던 우리가 미래엔 선두에서 이끄는 국가가 될 수 있다. 총칼을 녹여 쟁기와 보습을 만들고,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주는 남북한 해빙으로 선진복지 평화의 한반도 시대를 구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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