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입주사태가 부동산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

[일간투데이 황한솔 기자]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역전세난과 미입주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입주사태와 역전세난이 발생한다면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일간투데이에서 살펴봤습니다.

주택시장 활황 바람을 타고 2~3년전 대거 공급된 아파트들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입주물량 폭탄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입주 물량은 37만8765가구입니다. 이는 1998년(39만4427가구) 이후 19년만에 가장 많은 수치이며 연 평균 입주물량이 26만 가구에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물량입니다.


국토교통부도 연간 입주물량 적정 규모를 27만 가구로 보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입주물량이 늘어나면 덩달아 전세물량도 같이 늘어나게 됩니다. 전세로 살던 세입자들이 내 집 마련을 하며 전셋집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입주물량으로 전세물량이 많아지면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역전세난이란 아파트와 오피스텔 공급이 단기간 대량으로 쏟아지면 공급이 수요자보다 많아져 전세가격을 하락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강남 송파구에서 입주물량 폭탄이 터지면서 전세가격이 폭락한 사례가 있습니다.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경기 지역에는 분양가보다 저렴한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오는 12월 입주예정인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9.0'는 네이버 부동산 매물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분양가보다 최대 1500만원 저렴한 매물이 등장한 것입니다.

지방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분양물량이 많은 경남과 경북에서 마피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세물량이 급격히 늘어나게 되면 전세보증금을 받으려는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 힘들어집니다. 집주인의 경우 새로 들어올 세입자가 없어 전세보증금을 내어 주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세물량이 많아져 전세가격을 내린다면 이전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대출을 받아야 되거나 최악의 상황에는 급매로 집을 처분 해야되는 상황도 나올 수 있습니다.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있는 세입자들도 걱정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전세보증금으로 새 아파트 잔금을 치를려고 했지만 집주인이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내줄 돈이 없다고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전세 수요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전세집을 구할 수 있는 절호의 시기입니다.

입주물량뿐만 아니라 잔금대출규제 강화로 인해 새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한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주택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6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76.4%로 집계됐습니다. 


새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한 사람들은 잔금대출 미확보가 26.6%로 가장 높았고, 기존주택 매각지연 23.4%, 세입자 미확보 21.9%, 전매 대상 미확보 18.8%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미입주사태가 발생하면 수요자뿐만 아니라 건설사들도 타격을 입습니다. 아파트를 분양한 뒤 입주까지 이뤄져야 계획했던 사업이익을 얻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건설사의 주택사업 수익구조는 사업초기 비용으로 계약금을 사용하고 중도금은 공사비로 사용됩니다. 이후 잔금을 받고 입주까지 이뤄져야 건설사의 사업이익이 나오는데 이렇게 미입주가 늘어나면 건설사의 운영도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미입주사태로 부동산시장과 건설 사업 모두 침체될 수 있습니다. 

내년에는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더 많아져 부동산시장의 악재가 예측됩니다. 부동산 시장의 흐름은 피할 수 없겠지만 내 집 마련을 할 때 조금만 주의하면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습니다. 되도록 공급과잉지역이나 비인기지역은 피하고 실거주자와 투자자가 많은 지역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