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는 경제 성장은 소득주도로, 경제 체질은 일자리 위주로 전환하겠다는 소득 주도 성장 5년 청사진이 담겼다. 저성장, 소득분배 악화라는 복잡한 고차 방정식을 풀려면 그동안 소비 활동의 주체이자 분배 활동의 객체로만 여긴 가계를 경제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것이 현 정부의 시각이다. 이로써 정부가 수출, 대기업을 경기 중심에 놓고 양적 성장에만 매달렸던 과거 경제 패러다임이 막을 내렸음을 선언한 셈이다.
구상대로 되면 정부는 올해와 내년 모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0%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 경제는 2014년 3.3%를 마지막으로 3%대 성장률을 달성한 적 없다. 최근 한국은행이 한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다고 진단했지만 정부는 아직 그보다 희망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재원 조달 방안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이견이 적지 않다.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위한 국정 100대 과제에서 보듯 복지 확대와 일자리 확충 등에 초점을 맞춰 5년간 178조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그동안 증세를 배제한 세입 확충과 세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서 마련한다고 밝혔다. 예컨대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와 과세기반 확대를 통해 82조6000억원, 세출 절감을 통해 95조4000억원을 조달해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이젠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기업과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증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부·여당은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한해 세율을 인상하는 이른바 '핀셋 증세론'을 내세우고 있다. 소득 2천억 원을 초과하는 대기업의 법인세율을 25%까지 올리고, 소득이 연 5억 원이 넘는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42%로 높이자는 내용이다.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세수 기반을 넓히는 일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정확성과 타당성, 조달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긴요하다. 국민 생계와 밀접한 사안일수록 정밀하게 대해야 한다. 그래야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이 성공하고, 국민의 삶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
일간투데이
dtoday24@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