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지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어디서 많이 봤지만 내가 아는 그것은 아니다. 길거리를 지나다 마주치는 카페 간판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비슷한 디자인 간판부터 유사한 메뉴까지, 하나가 유행하면 우르르 비슷한 매장이 들어선다. '저러다 언젠가 탈 날 텐데' 모두가 막연히 한번쯤 생각했을 것이다.

그 탈은 지난 24일 망고식스 강훈 KH컴퍼니 대표의 사망으로 나타났다. 강씨는 대기업 사원으로 시작해 할리스커피와 카페베네를 성공시킨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신화 같은 존재였다. 강씨는 일찍이 주스전문점 비전을 보고 지난 2010년 망고식스를 론칭했다. 과일주스라는 생소함으로 초반 주목을 받았지만 계절적 한계와 우후죽순 생겨난 유사 프랜차이즈로 인해 지난 2015년 10억원 이상 영업 손실을 냈다.

직원 임금도 주지 못할 정도로 사정이 나빠져 결국 이달 14일 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그러나 업계를 주름잡던 커피왕의 마지막은 쓰디 썼다. 그는 법원 심문을 받기로 한 24일 월세로 살던 작은 원룸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의 사망은 포화상태인 프랜차이즈 문제점을 극단적인 본보기가 됐다. 유서는 없었지만 사업 실패가 초래한 선택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는 슬픔에 잠겼지만 동시에 현실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강씨가 운영하던 망고식스 등 수백 개 가맹점은 이미 지난해부터 본사로부터 물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자급자족 영업을 해왔다. 갑질과 가격인상 등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미스터피자 등 외식 업계와 더불어 망고식스 줄폐업이 예상된다.

최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외식 브랜드 수는 약 4000여개 이며 수명은 5년을 넘기지 못한다. 넘쳐나는 프랜차이즈를 소비자가 다 기억할 수 없으며 성공 보장도 낮다. 그럼에도 예비창업자들은 '안전한 장사'를 희망할 때 프랜차이즈를 떠올린다.

정부는 가맹본부 때려잡기 식 규제만큼이나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에 신경써야한다. 아무도 모르게 나타나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는 브랜드가 없도록 창업 기준을 검토하고 정확한 길잡이 제시에 나서야한다. 강훈 대표 사망은 도사도 살아남기 힘들만큼 포화 상태인 프랜차이즈에 대한 명백한 적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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