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웃어야 하는 강박,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에 대해 알아본다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에 대해 아시나요? ‘밝은 표정’을 지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무조건 웃는 증상을 말합니다. 속으로는 심각한 우울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를 말하죠. 이 증후군의 유래는 일본 쇼인여대의 나스메 마코토 교수가 심리학 용어로 처음 사용한 것부터 시작됐습니다. 주로 ‘감정노동자’들로 직장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우울증의 한 종류입니다.

오늘은 ‘스마일 페이스 증후군’, ‘가면성 우울증’이라고도 불리는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속은 썩고 있다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의 증상은 식욕감퇴, 성욕저하, 불면증, 무력감, 잦은 회의감 등의 증상을 동반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계속 억누른 나머지 본인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도 모르는 상태가 되죠. 계속 그 상태가 이어질 경우, 위험한 상황에 이르기도 합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41%가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안하고 우울하지만 대인관계를 위해 억지로 웃어야 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 “아빠 나 콜 수 못 채웠어”…어느 여고생의 죽음

올해 초, 전주에서 졸업을 앞둔 여고생이 자살했습니다. 그 학생은 전주의 한 콜센터에서 상담원으로 근무를 했었죠. 아버지는 그 학생이 숨지기 전, “아빠 나 콜 수 못 채웠어” 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콜 수? 그 학생이 속한 곳은 해지를 요청하는 고객을 담당하는 부서였습니다. 학생은 고객들에게 심한 말을 듣기도 하고 실적이 나쁠 경우, 남아서 타박을 들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이 학생이 죽기 전, 이 콜센터의 한 직원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줬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높은 수준의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근로자의 자살충동은 그렇지 않은 근로자에 비해 남녀 모두 약 2배 정도 높았습니다. 게다가 직무자율성이 낮을 경우, 남성은 4.6배, 여성은 2.78배까지 커졌습니다.

지난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조사한 ‘유통업 서비스·판매 종사자의 건강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가 고객을 대할 때 느끼는 감정과 실제 표현하는 감정이 다르다고 답했습니다.

감정노동자 그리고 직장인, 우리의 마음은 지금 심각합니다.

 

■ 어떻게 해야할까? 마냥 웃고 있을 수만은 없다

감정노동자, 특히 위의 사례처럼 콜센터 직원들은 정신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감정고갈, 탈인격화, 성취감 저하 등의 직무소진부터 우울증을 겪으면서 고객을 응대하고 있죠.

스마일마스크 증후군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전문가들은 해결방안에 대해서 근로자·소비자·국가가 함께 나서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근로자의 경우, 기본적인 ‘자기 존중’이 필요합니다. 직무자율성이 낮은 근로자에게는 일정 수준의 권한을 부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만약, 개인의 증상이 심해질 경우 ‘상담·인지행동 치료’, ‘항우울제 복용’ 등 적극적인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그리고, 회사 내에서도 억지로 웃지 맙시다. 우리가 더욱 슬퍼지니까요.

기업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관련 프로그램 도입 및 상담가 고용, 고충처리위원회 설치 등 조직적인 차원에서 근로자 스트레스 관리를 진행해야 합니다.

국가 차원의 감정노동자 관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회사 감정노동자 보호 패키지법’이 발효됐고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감정노동자보호법’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습니다. 그리고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정책 및 법률, 기업의 노력이 실제 현장에 얼마나 연착륙되는지를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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