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걸림돌 지적에 'CEO 리스크' 부담…1년만에 사임

▲ 사진=대우건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최순실 낙하산' 인사 의혹을 받는 대우건설 박창민 사장(사진)이 사퇴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은 이날 회사 대주주인 산업은행 측에 사의 표명을 했다. 대우건설 매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낙하산 논란이 제기된 박 사장이 회사 매각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에 부담을 느껴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할 당시부터 낙하산 논란에 휩싸이기 시작해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그 배후의 중심은 최순실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 선임절차에 대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일각에서 박 사장의 사임과 대우건설의 매각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등 'CEO 리스크'로 인해 진행 중인 매각작업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명예로운 자진 사임을 결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박 사장의 갑작스런 사임 배경을 설명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 9일 박 사장의 최순실씨 낙하산 의혹과 관련해 대우건설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대한 감사청구를 감사원에 제기하고 현 체제에서 회사의 매각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 중 최순실이 지난해 대우건설 사장 인선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나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순실 게이트 수사과정에서 최순실과 이상화 전(前) KEB하나은행 본부장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발견했다. 메시지에서 최씨가 이 본부장에게 박창민에 대해 언급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이처럼 최순실·산은·박창민의 연결고리가 뚜렷이 밝혀진 만큼, 산은이 매각을 강행할 경우 최순실이 설계한 매각계획이 그대로 실행될 수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이로써 박 사장은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뒤 상임고문으로 물러났다가 지난해 8월 대우건설 사장에 취임했으나 임기 1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박 사장 사임에 따른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문선 수석부사장(CFO)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을 것"이라며 "조직 및 수행 중인 사업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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