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84%의 긍정적 국정지지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새로운 바람을 가져본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이 알려지면서 국민의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을 이끌어 내 문재인 후보가 19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더욱이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대통령의 그간의 행보를 놓고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소통능력과는 달리 문 대통령의 인사ㆍ외교ㆍ안보ㆍ경제ㆍ복지정책의 아마추어리즘에 대한 논란은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낮은 행보는 5.18기념식에서 유족을 안아주고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전용기에 오르기 전에 정비 엔지니어들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둥 파격적인 소통으로 박수를 받았다.

최근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직접 청와대로 불러 사과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의 인사와 눈물은 대통령이라는 존재를 국민 곁에 다시 돌려준 셈이다.

또한 이례적으로 청와대 춘추관에서 세 차례 직접 인사 발표를 하며 인선 배경을 설명하며 탈권위와 소통을 몸소 실천했다. 임명장 수여식을 할 때면 인사 당사자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고, 배우자까지 불러 축하 꽃다발을 직접 안겼다.

잇단 인사 파문으로 낙마하자 청와대 인사시스템에 대한 비판에도 지지율 70∼80%라는 고공 행진을 하는 데는 이러한 소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행보에 많은 국민이 열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와 안보를 비롯한 정책적인 면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보여주기식 퍼포먼스'에 그칠 수 있다는 충고도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적폐청산'을 부르짖었다. 적폐청산은 검찰의 개혁부터 시작해 방산비리 척결 및 국방 개혁, 국정원 개혁 등의 원동력은 지지율 고공행진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북핵위협으로 미·중·일·러등 강대국들의 자국 방위를 위한 고도의 군비경쟁의 소용돌이 가운데 사드배치로 인한 국내외적인 갈등으로 주변의 군사 강국들 틈바구니 속에 안보위협과 안보주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작 주인공인 우리는 '아웃사이더'가 된지 오래다. 때문에 자국의 운명조차 스스로 결정할 수 없게됐다는 '코리아패씽'이라는 자조적인 말까지 다시 회자되고 있다.

YTN이 지난 대선 후 전국 남녀 천 명을 대상으로 한 질문에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문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가치로도 정의와 소통이 1, 2위로 꼽혔다. 박근혜 정권 당시 국정 농단 사태와 불통 이미지가 이번 대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또한 신임 대통령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국정과제로는 적폐 청산과 개혁을 꼽은 사람이 가장 많았고, 민생과 경제 회복이라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의 말로가 어찌했는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약속한 10대 공약 중에서는 반부패와 권력기관 개혁, 일자리 확대 등이 가장 시급하게 실현돼야 할 공약으로 꼽혔다. 국민은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게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절실한 과제라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작금의 우리현실은 국가부채(1,433조)와 가계부채(1,000조), 청년실업률(9.8%) 사상최고,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 OECD 1위로 경제까지 비상사태다. 이런 악조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새로운 희망을 걸어본다. 그가 주장하는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으로 지금보다는 살맛나는 정치를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또한 국가를 통치하는 낡은 정치가 아니라 경영하는 새로운 정치, 아울러 인사가 망사가 되지 않게 학연·지연·혈연에 얽매이지 않고 반대편의 사람이라도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는 포용과 관용이 있어야 한다. 인기주의(포퓰리즘)에 입각한 정책을 함부로 남발해선 안 된다.

반성 없는 역사는 비극을 반복하고, 청산이 없는 역사는 미래가 없다. 지난정부에서 국민을 무시하고 일어난 어이없는 일들을 바라보며 "이게 나라냐?"는 질문에 관용과 국민화합이라는 이유로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사면을 남발하지 말고 적패를 청산하고 법과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

또한 한·미 동맹도 중요하지만‘자주국방과 안보외교’에 관해서는 오락가락하는 미국에도 쓴 소리도 할 줄 아는 주권국가로서의 새지평을 열어야 한다. 안보가 무너지면 국가도, 정치도, 경제도 송두리째 날아간다. 아울러 사드문제로 경재보복에 나선 중국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고 외교적으로 당당하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한 과도 대화의 채널을 열어두어야 한다.

사대주의는 '주체성 없이 세력이 큰 나라나, 강한 자에게 복종하고 섬기며 천민문화다. 반대로 큰 힘을 가지고 있는데도 작은 힘을 가진 이에게 머리를 숙일줄아는 사소주의야 말로 어진 자들의 행동방식이다. 이제 사소주의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외교ㆍ안보정책 혼선과 경제ㆍ복지정책 추진을 위한 장기적 재원조달의 난재에 대한 합리적 비판의 목소리에도 소통이 지속되지 않으면 그 자체가 국가적 불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2항을 잊지말고 무소불위의 최고 권력자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로써 국정에 임하는 상식적이고 정직한 대통령이길 바란다.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을 이간질 시켜 분열과 반목으로 갈라진 민심을 소통으로 통합 떨어진 국격을 회복시키고 안보를 든든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성공한 지도자로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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