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대비 성형수술 세계 최고 수준

[일간투데이 황한솔 기자] 우리나라에서 취업에 성공하려면 어느정도 외모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2월 A블로그 마케팅 업체가 올린 채용공고에는 ‘C컵 이상,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여직원을 채용합니다’라는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채용공고가 올라왔습니다.

이 채용공고는 바로 논란이 됐고 관련 업체는 사과문을 올리고 수습했지만, 사람들은 쉽게 흥분을 가라 앉힐 수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취업성형' 스펙까지 등장하게 됐습니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면접 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성형 수술을 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외모지상주의는 취업 뿐만 아니라 결혼과 연애에서도 외모를 중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결혼 정보 업체에서는 여성의 외모와 몸무게에 따라 등급표를 만들기도 합니다. 남성들 또한 외모집착증으로 강박관념과 우울증 등이 생기곤 합니다.

이렇게 남녀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외모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사회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너도나도 성형 수술을 하게됩니다. 

실제로 세계 성형시장 규모는 약 21조원으로, 우리나라가 전체 시장의 25%를 차지합니다. 인구 1천명당 연간 성형수술 건수는 13.5건으로 세계 1위입니다. 

어린이나 청소년이 출연하는 TV프로그램도 아이들에게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출한 ‘어린이·청소년 출연 TV프로그램 내용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케이블TV에서 방송된 어린이·청소년 출연 프로그램 149편을 분석한 결과 31.5%인 47편에서 이 같은 문제점이 지적됐습니다.

문제점을 유형별로 보면 어린이나 청소년 연기자가 ‘정신적 충격을 주는 장면에 출연’한 경우가 34.0%인 16편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편견에 근거한 차별이나 무시’ 12편(25.5%), ‘외모지상주의와 성인 관점에서의 프로그램 진행’ 6편(12.8%) 등 순입니다.

실제로 한 프로그램에서는 6살 여아 출연자에게 ‘바라만 봐도 눈이 부시다’, ‘청순 미녀의 대반전’등의 자막을 사용한 사례 등은 어린이·청소년에게 외모지상주의적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어린이·청소년 출연 프로그램의 내적·외적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어린이·청소년 인권보호에 대한 재교육, 사전규제·자율규체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외모로 인한 학교폭력뿐만 아니라 자신이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사건도 있었습니다. 

OECD의 건강보고서에 따르면 33개 회원국 남자아이들의 과체중 평균은 24.3%, 여자아이들의 과체중은 평균 22.1%로 남녀 차이가 크지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남자아이들의 과체중 비율은 26.4%, 여자아이들의 과체중은 14.1%로 남녀의 차이가 큰 편입니다.

이는 여자아이들이 외모에 대한 사회적 압박감을 강하게 받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6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체중 감소를 시도하는 학생 6명 중 1명은 굶거나 설사약 섭취, 의사처방 없이 살 빼는 약을 먹는 등 건강을 해치는 방법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누군가에게 아름답게 보이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적인 부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건강을 해치는 방법은 쓰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또, 외모로만 기준이 되는 ‘아름답다’가 아닌 진정한 내면의 아름다움이 기준이 된다면 우리사회의 외모지상주의도 조금씩 줄어들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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